[인터뷰] "후배들이 선배들의 마음 물려주는 선순환 구조 됐으면" 허동윤 부산공고 총동창회장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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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100주년 '전교생 장학금'
100억 장학기금 조성의 첫 단추
후배들 자부심 느끼고 있어 뿌듯
관악부·야구부 활성화 지원 계획

허동윤 부산공고 총동창회장은 “개교 100주년을 디딤돌 삼아 우리 후배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허동윤 부산공고 총동창회장은 “개교 100주년을 디딤돌 삼아 우리 후배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620명 모교 후배에게 10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하자 부산공업고등학교가 전국에서 큰 화젯거리가 됐습니다.”

지난 3일 개교 100주년을 맞아 전교생에게 각 100만 원씩, 장학금 총 6억 2000만원을 지급한 허동윤 부산공고 총동창회장(52회 졸업생·상지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대표).

허동윤 회장은 “전교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의 격려 전화와 응원에 방탄소년단(BTS)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20세기 대표적인 독일어권 소설가인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 소설 〈변신〉의 주인공처럼 ‘세상이 바뀌면 내가 바뀐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크게 웃었다.

1924년 문을 연 부산공고가 지난 5일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부산공고 총동창회는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장학기금 100억 원 조성 프로젝트를 2년 전부터 추진했다. 원래 부산공고 장학재단은 2012년도에 정석규 이사장이 20억 원을 쾌척해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이 시작이었다. 지금까지 12년간 모교에 1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4만여 명의 졸업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모금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개교 100주년, 100억 장학기금 조성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이번 개교 100주년 기념, 전교생 100만 원 장학금 지급은 그 첫 단추입니다. 허 회장은 “사실 이번 전교생 장학금은 재경 총동문회 이항복(46회 졸업생) 회장이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전교생에 각각 100만 원을 주자고 제안했다. 그게 가능할까 생각도 했지만 총동창회장이었던 저는 실현해야 하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모두들 황당무계하다고 느끼면서도 2년 전부터 장학기금 100억 조성 프로젝트와 더불어 준비해 왔다”고 전했다.

이번 장학금이 처음이 아니었다. 부산공고 장학재단은 지금까지 12년간 모교에 10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허 회장은 “1924년 우리 학교가 개교할 당시에는 일본인과 같이 수업을 받았고 한국인은 입학하기 어려운 학교였다. 6·25전쟁 이후에 폐허가 된 도시를 지금의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내는 데에 부산공고 동문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 없었을 것이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후배들이 받은 100만 원을 쓰고 싶은 대로 쓰면 좋겠다면서 “후배들에게 돈 쓸 곳을 물어보니까 학원비와 애플워치·휴대전화 교체 등 제각각 답을 했지만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뿌듯해 했다.

허 회장은 “지금 전국 언론에 보도돼 수많은 댓글이 달려 있는데 한 가지 소개를 하자면 ‘SKY 대학에 몇 명 보내느냐로 명문학교가 되는 게 아니고 이런 선배가 있는 학교가 명문이다. 부산공고 짱이다’ 이런 댓글이 많이 달려 있다”며 “후배들도 충분히 기가 살고 자긍심과 자부심을 충분히 느끼고 있어 참 기쁘다”고 말했다.

장학금과 별도로 학교와 총동창회는 100주년 기념 음악회와 전시회 등 대대적인 행사도 마련했다.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는 12일까지 이어졌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는 동문 미술전이, 9일 오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칸타타 ‘용광로 100년 환상곡’ 음악회가 열렸다. ‘용광로 100년 환상곡’은 특히 교가와 별도로 학교의 역사가 담긴 곡을 허 회장과 정훈 시인이 작사해 준비했다. 뿐만 아니라 작곡, 지휘, 노래, 합창단 등 모두 부산공고 출신들로 눈길을 끌었다.

허 회장과 장학재단은 이후 관악부와 야구부 활성화, 신규 스포츠부 창설 등 후배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후배들이 다음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마음을 물려주는 선순환 구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교 100주년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 100년, 또 새로울 100년을 우리 후배들이 마음껏 미래를 꿈꿀 수 있었으면 합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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