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 운영자가 조직 총수… 불법 대부 일당 89명 검거
부산경찰청 3개 조직 검거
개인정보 팔아 부당 수익
채무자·가족 협박 일삼아
5명 구속해 검찰에 송치
부산에서 국내 최대 규모 인터넷 대부 카페를 운영하며 불법 대출에 가담한 일당 등 3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터넷 카페에서 채무자 개인정보를 넘겨받은 불법 조직은 높은 이자율로 수십억 원대 이자를 챙겼고, 채무자와 가족을 협박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대부 근거지였던 인터넷 카페들은 운영자가 범죄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폐쇄 조치를 내렸다. 경찰은 사회 초년생인 2030세대 피해가 많았다며 대부업체 명칭, 등록 번호, 이자율 등을 명시하지 않은 불법 광고에 특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대부업법 위반·채권추심법 위반·범죄단체 조직 등 혐의로 3개 불법 조직 일당 89명을 검거하고, 그중 5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0대인 A 씨 일당은 2021년 2월부터 올 4월까지 대부 카페를 운영하며 대부 희망자 1578명을 모집했고, 무등록 대부업자들에게 소개해 4억 9000만 원 상당 대부를 중개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된 A 씨는 회원 수가 각각 약 12만 명, 1만 6000명 정도인 인터넷 카페 2개를 운영한 인물이었다. A 씨는 중간 관리자 7명 하부 조직원 31명으로 구성된 대부중개조직을 만들었고, 일당은 수수료 8700만 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 관리자 2명은 현직 공무원이었고, A 씨는 부산에 거주하면서 부산·경남 일대 조직원들과 범행을 저질렀다.
A 씨 카페에 올라온 개인정보 등은 다른 불법 조직의 먹잇감이 되기도 했다. 대부중개조직을 지휘한 30대 B 씨와 관리인인 30대 C 씨 일당은 대출 요청 정보를 전국 불법대부조직에 유통했다. B 씨와 C 씨 일당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2021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226억 원 규모 대부를 중개한 사실이 드러났다. 총 24명인 B 씨 일당은 수수료 24억 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파악됐고, 약 58억 원을 직접 대부하기도 했다. 경찰은 B 씨와 C 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대부 조직을 운영하며 약 33억 원을 불법 대부한 총책 D 씨와 영업팁장 E 씨 조직도 검거했다. 40대인 D 씨와 E 씨를 구속했고, 조직원 총 26명이 범죄에 가담했다.
B 씨와 D 씨가 이끈 2개 조직은 최대 1만 3973% 이자율을 적용해 부당 이자 약 47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두 조직은 평균 800~1000% 이자율을 요구했다. 500만 원 이하는 2030세대 사회초년생, 500만 원 이상 고액 대부는 자영업자가 많았다.
경찰은 “두 조직은 채무자 사진 등 개인정보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 연락처 등을 확보했다”며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거나 고성을 질렀고, 채무자 사진을 SNS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특히 D 씨가 이끈 대부 조직은 지역 불량배와 대부업 전과자 등을 조직원으로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영업, 채권추심 등으로 체계를 갖춰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특히 하부 조직원 휴대전화에 위치 앱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동선을 파악했고, 실적 보고를 받으며 조직을 철저히 관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은 B 씨 일당에게 명품 시계 7개 등 4억 원 상당 귀금속과 현금 6억 9000만 원 등을 압수했다. 적발된 대부 카페 2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폐쇄 조치했고, 나머지 범죄 수익 등에 대한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최해영 1팀장은 “많은 인터넷 카페에서 불법 대부 행위가 일어나고 있는데 운영자가 범죄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면서 주요 카페 2곳을 폐쇄할 수 있었다”며 “업체와 대표자 이름, 이자율, 등록 번호, 추가 비용 등을 게시하지 않은 대부 광고는 불법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