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칸영화제 개막… 한국 경쟁 진출작은 2년째 ‘무소식’
경쟁 부문 19편에 포함 안돼
‘베테랑 2’ ‘영화청년, 동호’ 등
비경쟁 부문서 관객 만날 예정
제77회 칸국제영화제가 14일(현지시간) 개막한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비경쟁 등 기타 부문에 초청된 작품도 지난해보다 감소해 일각에선 국내 영화 산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칸영화제는 14일부터 오는 25일까지 프랑스 남부도시 칸에서 열린다. 한국 영화는 올해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합하는 경쟁 부문 초청작 19편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는 한국 영화 3편이 미드나잇 스크리닝과 클래식, 라 시네프 등 비경쟁 부문에서 소개된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 2’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20일에서 21일로 넘어가는 0시 30분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상영된다. 류 감독은 2005년인 ‘주먹이 운다’ 이후 19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영화제에 동행하는 주연 황정민은 “영화 동지와도 같은 류 감독과 ‘베테랑 2’를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큐멘터리 영화 ‘영화청년, 동호’는 칸 클래식 부문에 초청됐다.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을 주인공으로 그의 일생을 조명한 작품이다. 예술의전당 초대 사장, 문화부 차관, 영화진흥공사 사장 등을 지낸 김 전 위원장은 1996년 BIFF 탄생을 이끈 뒤 2010년까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이 외에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임유리 감독의 ‘메아리’가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받았다. 전 세계 영화학교 졸업작품이 경쟁하는 부문이다.
한국 영화의 경쟁부문 진출은 2022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브로커’의 동반 초청 이후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영화 ‘거미집’과 ‘우리의 하루’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 7편이 초청됐지만, 경쟁부문은 아니었다. 올해 초청 편수는 지난해보다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일각에선 국내 영화 산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칸영화제 초청작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영화 위기를 진단하긴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엠마 스톤이 주연한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를 비롯해 알리 아바시 감독의 ‘어프렌티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메갈로폴리스’, 지아장커 감독의 ‘카우트 바이 더 타이즈’ 등 19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캉탱 뒤피외 감독의 ‘더 세컨드 액트’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바비’ ‘작은 아씨들’ 등을 연출한 감독 겸 배우 그레타 거윅이 맡았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