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카마수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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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4세기경 인도의 바차야나가 쓴 성 지침서인 〈카마수트라〉를 중국의 〈소녀경〉 정도로 생각하면 안 된다. 〈카마수트라〉는 서양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도 결혼선물로 주어지는 책으로는 대박 작품이다. 〈소녀경〉과는 달리 현대인의 성적 심리에도 부응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도 〈카마수트라〉 관련 책들이 수십 권 나와 있는데, 성교 체위들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 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카마수트라〉는 그런 책이 아니다. 물론 성적 결합에 관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 분량의 6분의 1을 넘지 않는다. 물론 시대가 지금과 다르지만 〈카마수트라〉에서 눈에 띄는 부분을 조금만 소개한다.

‘거지가 음식을 달라고 할까 봐 요리를 못 하는 사람 없고, 새들이 씨앗을 먹어 버릴까 봐 농사를 안 짓는 사람도 없다.’ 이 말은 섹스는 꼭 해야 하지만 경계해야 할 위험도 있다는 뜻이다.

‘결혼 후 3일은 삽입을 삼가는 것이 좋다. 언어와 애무로 신부의 마음을 사도록 하라. 섹스를 한다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지 마라. 중요한 것은 성적 즐거움이지 섹스 자체가 아니다. 결혼 전에 꼭 성교육을 받아라. 동성애는 하늘이 내는 것이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다.’ 그밖에 전희, 후희, 구강성교, 항문 섹스, 자위도구(인조 음경)에 대한 설명도 있다.

사랑하는 이를 만났거든 그에게 순종하고 곁눈질을 하지 마라. 그리고 모든 것이 그에게 만족이 되도록 노력하라. 그에게 항상 즐거움을 주도록 노력하고 설령 사랑하지 않을 때라도 사랑하는 척해야 한다. 당신이 그로부터 떨어져 있게 되면 꾀병이라도 해라.

성교 중에 그가 하는 기술에 대해서 놀라는 시늉을 하고 즐거운 표정을 지어라. 잠시라도 그를 무시하는 순간이 있어서는 안 되고 그가 하자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이 좋다. 그의 몸 부분 부분을 만져주면 기쁨을 줄 것이다. 그가 잘 때 키스해주고 그가 시름에 잠기면 걱정해 주어라.

항상 수줍음과 외설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라. 그의 적을 미워하고 그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그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라. 그가 하품하든지, 탄식하든지 심지어는 재채기를 해도 뭐라고 말을 하는 것이 좋다. 그의 앞에서 남을 칭찬해서는 안 되고 그의 약점을 얘기해서는 더욱 안 된다.

그의 손을 잡아당겨 당신의 이마나 가슴에 대어 자신의 몸이 당신을 즐겁게 한다고 생각하게 하라. 그의 무릎에서 잠들고 그가 죽으면 당신도 따라 죽겠노라고 얘기해라. 그의 아기를 낳고 싶다고 얘기해라. 남자는 이 말 한마디를 평생 잊지 못한다. 그가 같이 가자는 곳이 있으면 따라가야 한다.

그가 준 물건을 당신이 쓸 때는 즐거워하고 그의 가족과 성격, 재주, 사회적 지위, 친구, 심지어는 나이 같은 것에 대해서 자주 칭찬해 주어라. 비록 그의 노래가 듣기 싫더라도 열심히 들어주고 두렵거나 춥거나 덥거나 비가 오는 것들과 관계없이 그에게 갈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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