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취임사에 시선 쏠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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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의 20일 취임을 앞두고 그의 취임사에 국제사회의 눈길이 쏠린다.

차이잉원 총통과 같은 친미·독립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라이 당선인이 지난 1월 13일 총통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중국 당국이 군사·안보·외교·경제·정치 등 전방위로 대만 압박의 고삐를 죄는 상황에서 취임사 내용이 양안 외교 상황에 큰 변곡점이 될 수도 있어서다.

일단 2012년부터 5년 주기 권력을 세 번째 거머쥐고 ‘중국몽’ 실현을 빌미 삼아 장기 집권에 나선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만 문제에 사생결단의 태도를 보인다. 미국이 첨단 기술 제재로 중국의 미래 산업 발전 역량을 차단하려는 상황에서 세계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앞서가는 대만이 미국 등 서방 제재를 피할 ‘우회로’이자 ‘디딤돌’이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 정부는 중국에 쉽게 곁을 내주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라이칭더 정권 향후 4년 국정 기조가 담긴 취임사 방향과 내용에 대만 안팎의 관심이 지대하다. 중국을 상대로 ‘강공’과 ‘현상 유지’, ‘화해’ 중 어느 선택지를 택하느냐에 따라 양안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가 출렁일 수 있다.

13일 홍콩 명보와 대만 연합보 등 중화권 매체 보도를 종합해보면 라이칭더는 사실상 ‘현상 유지’에 가까운 선택을 취임사에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 당선인은 작년 7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대만의 국방·경제·민주주의 강화와 현상 유지라는 4가지 기둥론을 밝혔다.

2016년 집권 이후 민진당이 해온 양안의 평화·안정, 현상 유지를 위한 약속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중국에 대한 ‘선의 불변’의 정책 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점을 재천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대만 내에선 라이 당선인이 기존 대만 독립 주장을 완화해 취임사에 담더라도 중국은 크게 반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이전 차이 총통이 ‘중국과 대만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 관계’로 규정했을 때도 ‘독립 시도’라며 반발해 왔다.

대만 포광대의 류진차이 교수는 명보에 “라이 당선인의 취임 연설이 ’실용적 대만 독립‘과 ’현상 유지‘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여 양안 대화와 협상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온건한 (대중국) 접근으로 논쟁을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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