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장에 ‘친윤’ 이창수… 송경호는 부산고검장
법무부, 고검·검사장 39명 인사
이 지검장, 김 여사 의혹 등 지휘
송 고검장은 좌천성 인사란 평가
서울중앙지검 1~4차장도 교체
최경규 부산고검장 등 7명 사의
법무부가 13일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도 전격 교체됐다. 부산고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최소 7명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고위 간부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16일이다. 법무부는 “장관 취임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공석으로 유지돼 온 일부 보직의 공백을 해소해 법무·검찰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대검 검사급 검사 신규 보임 등으로 조직의 쇄신과 활력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검찰 고위직 인사는 김주현 민정수석 임명 직후부터 예견됐다. 지난 2월 취임한 박성재(연수원 17기) 법무부 장관은 “인사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며 정기인사를 단행하지 않았다. 대신 일선 검사장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지며 검찰 내부에선 “차기 후보군 면접을 보러 다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동안 검찰 인사 최대 관심사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할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여부였다. 결국 송경호 현 중앙지검장이 이동하고,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그 자리를 물려받아 수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 신임 지검장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 민주당 전당대회 금품수수 사건, 백현동·대장동 수사 등을 지휘하게 된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으로 근무하며 검찰 내 ‘친윤(친윤석열)·특수통’ 검사로 분류된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시절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송경호(29기) 현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 났다. 고검장 승진 모양새지만, 김 여사 수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데 따른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송 지검장이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부임해 이미 2년간 대형 수사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교체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리고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불과 열흘 만에 교체됐다는 점에서 검찰 안팎의 논란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도 전원 교체됐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31기) 1차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해 특수 수사를 지휘한 고형곤(31기) 4차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보임됐다. 박현철(31기) 2차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31기) 3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배치됐다.
검찰총장 하마평에 올랐던 최경규(25기) 부산고검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최 고검장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요즘 부끄러움을 갖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검찰에서 근무한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앞으로도 검찰을 많이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주형(25기) 서울고검장, 노정연(25기) 대구고검장, 홍승욱(28기) 광주고검장, 한석리(28기) 울산지검장, 박종근(28기) 광주지검장, 배용원(27기) 청주지검장 등도 사의를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