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벤처·창업기업, 자금 조달 쉬워진다
벤처캐피탈·창업기획자 지원 확대
펀드 결성 돕고 보증 우대·가점도
정부가 지역의 창업기업과 벤처기업이 투자를 받아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벤처캐피탈(VC),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AC)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법률·회계·컨설팅·디자인·지식재산권(IP) 등 전문 서비스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13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 성장지원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각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 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기술 창업기업의 60%, 벤처 투자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된 쏠림 현상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벤처·창업기업이 성장하려면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투자 등 창업 생태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지역에는 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서비스가 부족하다. 벤처캐피탈 90.7%가, 액셀러레이터 61.5%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에서 실상을 알 수 있다.
우선, 정부는 지역 소재 투자·보육 전문 기업의 펀드 결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의 중소형 투자·보육 전문 기업은 출자자를 구하기도 힘들고 자체 자금도 부족해 펀드를 만들기 어렵다. 이에 지자체가 개인투자조합(투자펀드를 뜻함)에 20% 이상 출자하면, 지자체를 포함한 법인의 출자 허용비율을 30%에서 49%까지 확대한다. 이렇게 하면 민간 출자자 확보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 지역의 우수한 투자·보육 전문 기업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벤처펀드 특별보증 신청 시 평가 및 보증을 우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보육 전문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다시 창업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지역 AC 세컨더리 펀드 출자규모(2024년 100억 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역 소재 투자·보육 전문 기업의 경력 쌓기를 지원하기 위해 모태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 시, 지역 소재 투자·보육 전문기업에 대한 평가 가점을 확대한다. 지역 벤처·창업기업의 자금조달 기회도 확대한다. 지역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태펀드 지역계정 출자 규모(2024년 1000억 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6년까지 지역 전용 벤처펀드를 누적 1조 원 이상 신규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크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실력 있는 창업기업은 지방에 있어도 지금도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며 “사업이 될만한 창업·벤처기업들은 모두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어 지역 창업생태계 활성화가 해법이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