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굳히는 한동훈, 견제하는 오세훈…대선 전초전 된 국힘 전대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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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부 견제 속 한 전 위원장 전대 출마설 확산, “측근들 사전 준비 돌입”
오세훈 “‘이조심판론’ 프레임 전쟁서 져” 우회적으로 전대 출마 비판
당내 논쟁 시작된 당권·대권 분리 규정과 맞물려 대권 경쟁 본격 점화 가능성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뒤 조정훈 특위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별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한 뒤 조정훈 특위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내 대권주자들이 한 전 위원장의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며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 대표는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하도록 한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대한 개정 목소리도 나오면서 이번 전대가 대선 전초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제가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미루어 짐작해보면 ‘딱히 안 나간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출마로)마음이 기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여권 인사는 “한 전 위원장의 측근들이 전대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지난 주말 서울 서초구의 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고, 지난 12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회동을 하는 등 부쩍 외부 활동을 늘리는 것도 이런 관측을 더한다. 당내에서는 보수 팬덤이 두터운 한 전 위원장이 전대에 등판할 경우, 당선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행 전대 룰(100% 당원 투표)대로 해도 한 전 위원장이 다른 주자들을 여유 있게 따돌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만약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참패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당권을 쥐는 데 성공할 경우, 그 이후 이어질 대선가도에서 상당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당내 대권주자들도 총선 책임론을 고리로 한 전 위원장을 행보를 바짝 경계하는 모습이다. 유력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과 관련,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도 “이번 선거는 프레임 전쟁에서 졌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은 예측 가능한 선거 전략인데, 오히려 ‘이조심판론’으로 심판론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주도한 ‘이조심판론’ 총선 캠페인을 비판하면서 우회적으로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0일 페이스북 글에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경선을 언급하면서 “그 당시 (내가)민심에서는 10%이상 앞섰으나 당심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후보 자리를 내줬던 것인데, 또다시 ‘갑툭튀’가 나타나면 안된다”며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자신의 연이은 비난이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점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에 따라 최근 언급되기 시작한 당헌상 ‘당권·대권 분리’ 규정의 개정을 둘러싼 당내 논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 대표 등이 대선 1년 반 전에 사퇴토록 한 규정이 완화되면 차기 당 대표의 대선주자로서 입지는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얼마 전 해당 규정을 개정하자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20년 된 전통이어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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