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4년 차 시립무용단 감독, 직접 무대 오른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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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일 정기 공연 ‘빙빙’에서
이정윤 예술감독, 안무 및 출연
“수 적은 남성 춤꾼 조명하고파”

부산시립무용단 정기 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가운데 춤추는 이가 이정윤 예술감독.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 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가운데 춤추는 이가 이정윤 예술감독.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 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 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임 4년 차인 부산시립무용단 이정윤(47) 예술감독이 직접 무대에 오른다. 17~18일 2024년 첫 무대로 준비한 시립무용단 제89회 정기 공연 ‘빙빙 being-being’에서다. 지난 2020년 8월 부임한 이 예술감독이 안무·연출에 이어 장편 공연 무용수로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무용가 이정윤은 국립무용단 대표 무용수로 15년간 활동하다 퇴단했으며, 이후 이정윤댄스시어터와 대만 타이베이 국립예술학교 무용학과 교수를 거쳐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에 선임됐다. 시립무용단 부임 이후 10여 개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 예술감독은 올 초에 “지난해 시립무용단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The 50th, Time to Dance’를 주제로 시즌 공연과 기념사업으로 무용단의 유산적 가치를 조명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뜻깊은 한 해였다면, 올해는 초심과 더욱 깊어진 걸음으로 또 다른 춤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올해 정기 공연은 5월과 10월 두 차례 선보인다. 이 밖에 ‘이정윤의 댄스 살롱’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 디딤&STEP’ 등을 기획 공연으로 준비한다.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빙빙 being-being’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빙빙이 가지는 중의적 의미와 함께 ‘우리를 맴도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빙빙은 말 그대로 내가 돌 수도 있고, 내 주변을 돌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이 예술감독은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연속성에 대한 것, 삶에 대한 지속성에 관한 것을 한국 춤이라는 장르와 무용 예술이라는 작품으로 표현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시작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안무적으로는 민속예술인 강강술래를 모티프로 한다.

작품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빙1’(being1)은 여성 무용수만 출연하고, ‘빙2’(being2)는 남성 무용수만 무대에 오른다. ‘빙1’에서는 순환, 시작과 끝, 그리고 삶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로, 삶의 연속성과 무한함을 강강술래 원(원형)에 대한 이미지로 표현한다. ‘빙2’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삶과 온전한 쉼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두 작품의 교차점에 이 예술감독이 ‘시간 여행자’로 주제를 관통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빙빙' 리허설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이 예술감독은 특히 두 번째 파트에 출연하는 남성 무용수들의 춤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여성보다 수적으로는 열세이지만 남성 무용수의 새로운 모습과 에너지를 한 번쯤은 조명하고 싶었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지 않았다”면서 “처음으로 남녀 무용수가 거의 동등한 비중으로 출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출연까지 결심한 배경에 대해서도 “단원들과 함께 깊은 호흡과 세밀한 감정을 나눠보고 싶었다”면서 “땀을 섞고 살을 맞대고 같은 숨을 쉬고 함께 고민하고 같은 꿈을 꾸는 것은 최고의 경험이며 가장 완벽한 소통의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음악이다. 세계적인 재즈 레이블 ‘ECM’이 선택한 뮤지션이자 색소포니스트, 가수 정미조의 컴백 앨범 프로듀서, 아이유의 노래 ‘마침표’ 작곡가 등으로 유명한 손성제 작곡가가 소리꾼, 기타리스트, 드러머 등과 팀을 이뤄 라이브 연주로 참여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새로 작곡한 곡도 있지만, 그의 기존 앨범에서도 많이 가져온다. 이 예술감독이 눈여겨 본 작곡가였고, 처음으로 함께하는 작업이다. 손성제는 2015년 정수욱, 소리꾼 김율희와 드러머 서수진과 함께 2집 <패싱 오브 일루전>을 발표해 이듬해인 2016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 음반상도 받았다. 지난달 29일 시립무용단 런스루(run through) 리허설 때 만난 손성제는 “재즈나 영화음악과는 또 다른 무용음악은 첫 도전이어서 걱정도 되지만, ‘소리의 여백’과 한국무용의 만남이 기대된다”며 설렘을 표현했다. ▶부산시립무용단 제89회 정기 공연 ‘빙빙 Being Being’=17일 오후 7시 30분, 18일 오후 3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입장료 R석 3만 원, S석 2만 원.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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