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루즈 도시 부산, 글로벌 선사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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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라파 코스타 크루즈 이사

한국 크루즈 시장 비약적 성장
대만과 함께 가장 공 많이 들여
부산, 크루즈 관광 도시 매력 넘쳐
내달까지 부산 기점 세레나호 운항

“크루즈 시장에서 현재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향후 풍부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할 수 있죠.”

세계 최대 크루즈 그룹인 카니발 코퍼레이션 & plc 소속 코스타 크루즈의 아시아 담당 프란체스코 라파(41) 이사는 한국 크루즈 시장의 미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본부를 두고 있던 코스타 크루즈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후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코스타 크루즈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한국과 대만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37%라는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 한국입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크루즈 선사 중 유일하게 코스타가 한국에 홈 포트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라파 이사는 코스타 크루즈가 한국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거듭 강조했다. 홈 포트는 크루즈 투어의 기점이 되는 모항을 일컫는다. 항해 중 잠시 들르는 기항지와 달리 모항에서는 관광과 숙박, 쇼핑, 선박 수리, 급유 등이 이뤄져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지난 7일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호에서 라파 이사를 만났다. 세레나호는 11만 4500t 규모의 대형 크루즈로, 선체 길이가 부산국제금융센터 높이와 맞먹는 290m에 이른다. 1500개 객실에 최대 3700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으며 승무원 수도 1000명이 넘는다. 라파 이사는 “15만 t이 넘는 초대형 크루즈는 중소도시 터미널에서 수용하기가 힘들다”며 “세레나호는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항구에 기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인들이 이탈리아, 특히 로마 시대를 만끽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자랑했다.

코스타 크루즈가 아시아 지역에서 운영하는 세레나호. 11만 4500t 규모로 길이가 290m에 이른다. 최대 37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코스타 크루즈 제공 코스타 크루즈가 아시아 지역에서 운영하는 세레나호. 11만 4500t 규모로 길이가 290m에 이른다. 최대 37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코스타 크루즈 제공

세레나호는 디자인 콘셉트인 ‘바다 위에서 즐기는 이탈리아’처럼 실제로 객실을 포함해 선내 곳곳에 로마 시대를 상징하는 그림과 조형물, 장식물이 자리하고 있다. 코스타 크루즈는 2016년부터 세레나호를 아시아 크루즈 시장 전담으로 운영하고 있다.

항공편을 이용한 여행에 비해 크루즈 여행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라파 이사는 배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식사나 숙박을 위해 무거운 짐을 들고 이동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체력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탑승하면 내릴 때까지 번거로운 이동이 없이 선내 다양한 시설과 콘텐츠를 즐기면서 최고의 크루즈 여행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지난 4일 일본 도쿄를 떠나 가고시마에 한나절 기항한 후 8일 충남 서산시 대산항에 입항했다. 대산항에서는 충남지역 첫 크루즈선 입항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같은 날 2600여 명의 승객을 싣고 대산항을 떠난 세레나호는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대만의 지룽을 거쳐 14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6월 말까지 부산을 기점으로 동북아 지역을 운항할 계획이다.

세레나호를 타고 여러 차례 부산을 방문했다는 라파 이사는 “부산이 크루즈 선사 유치를 위한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부산이 크루즈 도시로서 매력 포인트가 많은 도시”라고 추켜세우면서도 “모항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고 지속 가능한 정책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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