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장 도입하니 생산성 ‘쑥’ 불량률 ‘뚝’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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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종합열처리·동아플레이팅
‘삼중고’ 속 불황 탈출 성공 사례
이미지 개선·청년 인재 유입 ‘덤’

동아플레이팅 이오선(왼쪽) 대표와 대성종합열처리 박종규 대표는 ‘스마트 공장’에 부산 산단의 미래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 동아플레이팅 이오선(왼쪽) 대표와 대성종합열처리 박종규 대표는 ‘스마트 공장’에 부산 산단의 미래가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

‘삼중고’ 악재 속에서도 불황을 모르는 부산 제조업체들이 있다. 이들 기업은 스마트 공장 도입으로 대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낡은 이미지를 벗어내 청년 인재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장군 반룡산단의 ‘대성종합열처리’는 물과 전기를 활용한 친환경 고주파 열처리 전문 기업이다. 가열과 냉각을 통해 제품 표면의 품질을 올리는 게 핵심 사업으로, 샤프트·베어링 등 자동차 부품을 가공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1995년 설립된 대성종합열처리는 2019년 반룡산단으로 이전하면서 급격한 성장을 시작했다. 당시 부산테크노파크의 ‘스마트 공장 보급 확산 지원 사업’에 선정돼, 공장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 이유였다. 스마트 공장으로 바뀌기 전, 공장의 모든 공정은 근로자의 수기 작성으로 기록됐다. 제품의 입고부터 열처리 등 전 공정을 손으로 기록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류가 잦았다. 이미 처리했던 작업이 반복되거나, 작업이 누락되는 등 불량률도 높았다. 스마트 공장에선 모든 공정이 ‘자동화’됐다. 부품의 입고 단계부터 품질 관리를 위해 일종의 바코드가 부여되고, 작업자가 누구든 현재 공정 단계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개별 부품이 전산화돼 처리되면서, 각 공정에서 부품별로 적정 전압·전류·온도 등이 자동으로 입력됐다. 작업자의 실수가 개입할 여지가 사라진 셈이다. 작업자의 눈에 의지하던 1차 불량품 검사도 별도의 센서장치를 도입, 손쉽게 걸러낼 수 있다. 모든 게 수치화되다 보니 생산 실적 관리도 용이해졌다. 모든 공정은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작업자에게 공유된다.

스마트 공장 도입 이후 지난해 매출은 100억 원을 넘겼다. 2019년은 52억 원에 불과했다. 생산량도 늘었다.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디스크의 경우 평균 시간당 생산량이 71개에서 86개로 증가했다. 납기 기간은 평균 3.5일에서 1.5일로 줄었다. 대성종합열처리 박종규 대표는 “원재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이 데이터화 돼 관리된다”며 “내년에는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열처리 조건을 더욱 일정하게 맞추고 설비 고장을 예측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녹산산단의 표면처리업체 ‘동아플레이팅’도 스마트 공장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동아플레이팅 이오선 대표는 “기업 대표의 마인드가 변해야 산단에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성장, 인력 부족 등 산단의 고질적인 문제는 스마트 공장 전환으로 해결이 가능하다”며 “스마트 공장 구축 이후 불량률은 77% 감소했고, 생산성은 37%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표면처리업, 즉 도금업은 부산의 뿌리 산업으로 대표적인 3D 업종으로 젊은 인재들이 취업을 꺼리는 분야다. 반면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 공장 도입 뒤 직원 연령이 젊어지고 있다. 현재 직원의 평균 연령은 32세다. 이 대표는 “자동화·데이터화 등 스마트 공장 도입과 함께 ‘호텔 같은 공장’을 목표로 환경 개선도 이뤄졌다”며 “모든 게 데이터로 관리되는 스마트 공장은 MZ세대들의 기호에도 맞는 일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단 기업 대표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 공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3년의 혁신이 미래 30년을 좌우한다”며 “설비와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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