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철의 나라 ‘히타이트’, 경남 김해서 베일 벗는다
10월 8일부터 국립김해박물관서
히타이트 문물 다룬 국내 첫 전시
청동검·갑옷·토기 등 300점 선봬
세계 최초로 철기문화를 꽃 피웠던 히타이트 제국의 문물이 국내 처음으로 경남 김해를 찾는다. 철의 왕국 금관가야가 존재했던 곳에서 인류 첫 철기문화를 조명하게 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오는 10월 8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튀르키예 특별전 ‘히타이트’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히타이트 제국 문물을 다룬 국내 첫 전시로, 가야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히타이트 제국은 기원전 17세기부터 12세기까지 후기 청동기시대 오리엔트 세계를 호령했다.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150km 떨어진 아나톨리아 고원지대를 중심으로 번영했으며, 현존하는 세계 최초 평화협정 ‘카데쉬 협정문서’를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와 맺을 만큼 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철 문화를 기반으로 히타이트가 강국이 될 수 있게 한 무기·금속 제작 기술을 보여준다. 튀르키예 초룸박물관, 보아즈쾨이박물관, 알라자회위크박물관에서 가져온 청동검과 갑옷, 토기, 쐐기문자를 새겼던 점토판 등 유물 299점을 선보인다.
국립김해박물관은 이번 특별전 개최를 위해 지난 16일 김해시,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초룸시와 상호협력을 약속하는 전시협약을 맺었다. 유물·자료 대여, 전시기획·운영·홍보 등이 포함됐다.
히타이트 문물을 다룬 국내 첫 전시가 김해에서 열릴 수 있었던 이유는 2018년 김해시와 튀르키예 초룸시가 우호 도시협약을 맺고 활발한 국제교류를 이어온 데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전국체전이 열리는 시기와 맞물려 방문객들에게 가야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국립김해박물관 관계자는 “김해는 금관가야, 초룸시는 히타이트의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다. 철의 왕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녔다”며 “이번 전시가 두 도시의 우호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은 물론 향후 가야문화를 국내외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