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불패’ 깨진 민주…이재명 당 대표 연임에는 호재?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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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장 경선서 ‘명심’ 업은 추미애 패배, 당내 반감 확인
비명계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서 오랜 만에 세 과시
그러나 친명 체제 강고, 일각선 ‘독식’ 프레임 깨져 외려 호재라는 시각도



국민의힘 황우여(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황우여(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등에 업은 추미애 당선인의 예상 밖 패배로 귀결된 지난 16일 국회의장 후보 경선의 파장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총선 승리 이후 더 공고해진 것으로 여겨졌던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반감이 드러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당장 이 대표의 연임론이 도전받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3년 뒤 차기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둔 이 대표로서도 연임 결단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명(친이재명)계 다수는 이 대표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를 계기로 연임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 전까지 거대 야당의 당수로 정쟁 한가운데 서 있어야 해 얻는 것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권력의 속성상 시간이 갈수록 친명 독주 체제에 대한 내부 견제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도 ‘숨 고르기’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공교롭게도 비명계는 오는 23일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오랜만에 세 과시에 나설 전망이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9일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고,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최근 서울대 강연에서 이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 지급’ 방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비명계가 추도식을 기점으로 세력 재건에 나설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친명계가 원내·외를 확실하게 장악한 현재 당 지형에서 비명계가 당장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 대항마를 만들어내긴 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이 대표 리더십과는 관계없는, 추 당선인에 대한 개인적인 비호감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추 당선인의 낙선으로 이 대표가 연임 부담을 덜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 결과로 인해 총선 이후 당내 불만이 쌓이고 있는 ‘친명 독식’ 프레임이 어느 정도 희석되면서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한 ‘피로감’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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