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불패’ 깨진 민주…이재명 당 대표 연임에는 호재?
국회의원장 경선서 ‘명심’ 업은 추미애 패배, 당내 반감 확인
비명계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서 오랜 만에 세 과시
그러나 친명 체제 강고, 일각선 ‘독식’ 프레임 깨져 외려 호재라는 시각도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등에 업은 추미애 당선인의 예상 밖 패배로 귀결된 지난 16일 국회의장 후보 경선의 파장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총선 승리 이후 더 공고해진 것으로 여겨졌던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반감이 드러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당장 이 대표의 연임론이 도전받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3년 뒤 차기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둔 이 대표로서도 연임 결단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명(친이재명)계 다수는 이 대표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경선 결과를 계기로 연임의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선 전까지 거대 야당의 당수로 정쟁 한가운데 서 있어야 해 얻는 것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권력의 속성상 시간이 갈수록 친명 독주 체제에 대한 내부 견제구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도 ‘숨 고르기’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공교롭게도 비명계는 오는 23일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오랜만에 세 과시에 나설 전망이다. 영국에서 유학 중인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9일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했고,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의원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최근 서울대 강연에서 이 대표가 제안한 ‘전 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 원 지급’ 방안을 비판하기도 했다. 비명계가 추도식을 기점으로 세력 재건에 나설 가능성도 엿보인다. 그러나 친명계가 원내·외를 확실하게 장악한 현재 당 지형에서 비명계가 당장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 대항마를 만들어내긴 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이 이 대표 리더십과는 관계없는, 추 당선인에 대한 개인적인 비호감가 더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추 당선인의 낙선으로 이 대표가 연임 부담을 덜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국회의장 경선 결과로 인해 총선 이후 당내 불만이 쌓이고 있는 ‘친명 독식’ 프레임이 어느 정도 희석되면서 이 대표의 연임에 대한 ‘피로감’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