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중섭 문화거리’ 전면 변신… 갤러리 신설, 전망대 새 단장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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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 리뉴얼 용역 연말 마무리
내년까지 신설·보완 공사 진행
전망대·조형물·작품 등 새 단장
문화거리로 관광 활성화 추진

부산 동구 범일동 이중섭 문화거리 희망길 100계단 입구. 이우영 기자 부산 동구 범일동 이중섭 문화거리 희망길 100계단 입구. 이우영 기자
이중섭 대표작인 ‘흰 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형물. 이우영 기자 이중섭 대표작인 ‘흰 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형물. 이우영 기자

부산 동구 범일동 ‘이중섭 문화거리’가 2014년 조성 후 10여 년 만에 새 모습으로 거듭난다. 6·25전쟁 피란 시절 범일동에 살며 다양한 명작을 남긴 화가 이중섭(1916~1956)을 기념할 갤러리를 거리 중심에 신설한다. 기존 전망대는 리모델링하고, 조형물과 작품을 추가하거나 재배치하는 등 전면적인 변신에도 나선다. 체험 콘텐츠를 발굴하며 주변 노포 식당과 연계해 좌천·범일 구역 문화관광 중심지로 만드는 게 목표다.

동구청은 이르면 다음 달 착수할 ‘이중섭 문화거리 리뉴얼 사업 용역’을 연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갤러리 신설과 전망대 리모델링 등 새 단장을 위한 공사는 내년 연말까지 마칠 예정이다. 동구청은 현재 업체 모집을 진행 중인 용역에 약 1억 원, 내년 각종 공사에 예산 21억 원 정도를 투입하려 한다.

이중섭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이우영 기자 이중섭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이우영 기자
이중섭 대표작 ‘황소’를 표현한 작품. 이우영 기자 이중섭 대표작 ‘황소’를 표현한 작품. 이우영 기자

이중섭 문화거리는 범일할매국밥~희망길 100계단~이중섭전망대로 이어지는 약 460m 구간이다. 2014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도시재생 사업으로 거리가 조성됐다. 1950년 12월 6·25 전쟁을 피해 부산에 온 이중섭은 제주도에 갔다가 1951년 12월 부산 범일동으로 돌아왔다. 범일동 1497번지 판잣집에 살았던 그는 부산에서 ‘범일동 풍경’ 등 다양한 명작을 남겼다. 부산 부두에서 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고, 돈이 없어 담뱃갑 은종이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이중섭 문화거리 중심부에 만들 갤러리는 변화를 위한 주요 거점이다. 범일동 1309-15~16번지 빈집 2곳에 이중섭 은지화와 일본인 부인 이남덕(1921~2022) 씨 편지 등을 활용한 전시 공간을 꾸미는 게 목표다. 이중섭 관련 영상실과 안내소, 기념품 판매 공간 등도 만들려 한다.

희망길 100계단 위쪽 이중섭 전망대는 주변과 연계한 방향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작품 ‘흰 소’ 모형, 흉상 부조 등 기존 조형물과 거리에 설치한 이중섭 작품 등은 시대, 주제, 배경 등을 고려해 전면적으로 재배치할 예정이다. 비바람에 강하면서 새로운 상징이 될 조형물과 MZ세대 등이 선호할 포토존 설치도 추진한다. 이정표와 야간 경관 조명도 새롭게 바꾸고, 관광객과 주민이 즐길 체험 프로그램도 발굴할 계획이다.

희망길 100계단에 그려진 작품. 이중섭이 아내에게 쓴 편지 내용이 적혀있다. 이우영 기자 희망길 100계단에 그려진 작품. 이중섭이 아내에게 쓴 편지 내용이 적혀있다. 이우영 기자
이중섭 문화거리 전봇대 등에 설치된 노란색 철판. 이중섭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 물고기, 게, 꽃 등이 담겼다. 이우영 기자 이중섭 문화거리 전봇대 등에 설치된 노란색 철판. 이중섭 작품에 등장하는 아이, 물고기, 게, 꽃 등이 담겼다. 이우영 기자

기존 이중섭 문화거리는 거리 외벽이나 계단 한쪽에 많은 작품을 단순 나열식으로 전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계단이나 외벽에 붙은 일부 작품은 깨지거나 지워져 수리도 필요한 상태다.

동구청 2030기획단 관계자는 “이중섭 갤러리를 만들 공폐가 2곳은 이미 매입을 마쳤다”며 “희망길 100계단엔 향후 경사형 엘리베이터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콘텐츠를 나열하는 걸 넘어 흥미를 유발할 이야기로 학생 등 단체 관광객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좌천·범일 지역을 대표할 주요 콘텐츠로 만들고, 노포 맛집 등 주변과 연계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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