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부터 의대 재학생까지’ 불붙은 의대 입시 경쟁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이번 주 확정
부산대 21일 의대 증원 학칙 재심의
상위권 대학 재학생 반수 문의 늘어
현역 의대생 ‘대학 갈아타기’ 전망도
대법원 최종 판단 따라 더 늘 수도
법원이 의료계가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요청을 각하·기각하면서 2025학년도 대학 입시가 본궤도에 오른다. 늘어난 의대 정원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이 이번 주 중 확정될 전망이다. 의대 정원이 크게 늘면서 올해 대학 입시에서 의대 진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조만간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어 전국 대학들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심의·승인할 예정이다. 심의 내용에는 전국 32개 의대·의학전문대학원의 의대 모집 정원도 포함된다. 대교협 심의·승인 절차는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에 △모집단위·전공 △전형별 모집 인원 △세부 전형 방법 등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요강을 공고해야 한다.
의대 정원을 새로 배정받은 32개 의대·의전원 중 차의과대를 제외한 31개 대학의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1469명 늘어난다. 차의과대가 증원분(40명) 중 50%를 증원할 경우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1489명, 증원분 100%를 반영하면 1509명이 된다. 이에 따라 서울권 8개 의대를 포함한 2025학년도 전국 의대·의전원 총 모집 정원은 기존 3058명에서 50% 정도 늘어난 최소 4547명, 최대 4567명이다.
대학들도 대교협 심의에 앞서 의대 정원 관련 학칙 개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의대 정원 학칙 개정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전국 15개 대학은 이번 주 학칙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는 21일 오후 교무회의를 열어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한다. 부산대는 지난 17일 교육부로부터 임명을 받은 최재원 신임 총장이 교무회의를 주재한다. 충북대와 경북대 역시 각각 21일과 23일 교무회의를 열어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을 심의한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이 임박하면서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도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고3 수험생, N수생은 물론 직장인과 의대 재학생까지 대거 의대 입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학원가에서는 내년도 입시에서 의대 등 상위권 대학·학과에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곽용호 강남하이퍼학원 의대관 원장은 “서울대 등 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1학년 학생들도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의약학계열에 갈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지난해보다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 문의가 30%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의대 재학생의 반수 도전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정원이 크게 늘면서 동맹 휴학 중인 의대생 중 일부가 ‘대학 갈아타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전문업체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2022학년도 입시 당시 전국 의대에서 203명이 학교를 그만뒀다”며 “상위권 의대로 이동하는 흐름이 거세지면서 의대 자퇴 규모가 200명을 훌쩍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시 업계에서는 대법원의 의대 증원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오면 반수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는 서울고법의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지난 17일 재항고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오는 9월 9일 시작되는 수시모집 원서 접수 전까지 나온다면 의대 진학에 도전하는 수험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