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B·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이 주범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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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치료와 예방법

초기 무증상에 뒤늦은 발견 많아
5년 생존율, 전체 암 평균 절반 수준
진행성 간암 3개월~1년 정도 그쳐
경동맥 화학요법 치료 반응률 좋아
염증 없애면 간암 발생 빈도 줄어
위험군 주기적 간초음파, CT검사

비만과 당뇨병 환자의 증가로 지방간 질환이 급증하는 추세다.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이 지방간과 간섬유화 유무를 진단하는 파이브로 스캔 검사를 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비만과 당뇨병 환자의 증가로 지방간 질환이 급증하는 추세다.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이 지방간과 간섬유화 유무를 진단하는 파이브로 스캔 검사를 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간은 절반 이상이 망가져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 아주 무딘 장기다. 간암의 주요 원인은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다.

최근 알코올과 비만 등으로 인해 지방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알코올성 지방간 중에서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8~20%는 알코올성 간경화로 진행된다. 이는 결국 간암이나 말기 간 부전에 이르게 되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5년 생존율 39%, 조기 발견 완치도 가능

간암은 우리나라 남성의 주요 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다. 전체 간암 환자 중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약 3배 정도 많다. 연령대로는 60~70대에서 가장 많다. 2023년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에 의하면 2021년 국내에서 27만 7523건의 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그중에서 간암은 남녀 합계 1만 5131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5.5%를 차지했다. 5년 생존율도 39.3%에 그쳐 전체 암 생존율(72.1%)의 절반 수준이다.

간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가 서서히 나타난다. 그래서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간암 크기가 커지면서 쇠약감을 느끼거나, 담도를 막아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우측 갈빗대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간암 치료는 간암 병기와 간경변 유무에 따라 정해진다. 초기 간암일 때 효과적인 치료는 간절제술, 고주파 열치료, 간이식 등이다. 이들 3가지 치료는 암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도 있는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진행성 간암, 경간동맥 화학요법 효과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지만 진행성 간암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진행성 간암은 종양 사이즈가 크고 임파선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일어났을 때가 해당된다. 국소 치료요법이나 수술 자체가 어렵다. 진행성 간암의 생존 기간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개월에서 1년 정도에 불과하다.

치료 방법으로는 전신 항암 요법, 면역억제제, 혈관 생성 억제제, 세포 성장 억제제 그리고 경간동맥 화학요법, 경간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요법 등이 있다. 간암 치료법이 계속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성 간암의 완치율은 여전히 5%를 넘지 못한다.

2023년 8월 ‘캔서(cancer)’ 저널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 의하면 진행성 간암에서 현재 최신 치료인 면역억제제와 혈관생성억제제를 함께 사용했을 때의 치료 반응률(30%)보다 경간동맥 화학요법의 치료 반응률이 약 40%로 좋았다는 보고가 있다. 경간동맥 화학요법은 간동맥에 도관을 설치해 간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다. 간동맥으로만 약물을 넣기 때문에 해독이 수천 배에서 수만 배 빠르고 부작용이 크게 없다. 간암에는 고농도로 항암제를 주입할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센터장은 “우리 간센터에서 오래 전부터 경간동맥 화학요법을 시행해 왔으며 그 치료법을 통해 많은 환자들이 완치되었다. 2012년 7월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치료 반응률은 41%였고 치료 가능한 환자에서는 52%였다. 완치율은 5.9%였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최신 치료인 면역억제제와 혈관생성억제제를 함께 사용해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도 경간동맥 화학요법과 전신항암요법으로 완치된 적이 있다. 하지만 진행성 간암의 치료 완치율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추적 검사를 통해서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염증 다스리면 발생 빈도 준다

간암은 염증을 다스리면 발생 빈도가 줄어들고 조기 단계에서는 완치도 가능하다. 간암의 발생 원인은 만성 염증에 의한 것이 가장 흔하다. 그래서 만성 염증을 없애면 간암 발생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에는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그리고 자가면역성 간염 등이다.

다음으로는 DNA의 돌연변이에 의한 것과 발암 물질, 바이러스 등의 간암 유발 물질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한상영 센터장은 “만성 염증에 의한 간경변으로 나중에 간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만성 염증을 없애면 간경변이 발생하지 않고 간암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간경변에서 생기는 결절을 재생성 결절이라고 한다. 이것은 염증이 있거나 돌연변이가 있으면 이형성 병변 그리고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형성 병변의 크기가 1cm 이상이면 일단 간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리고 염증이 없어지더라도 돌연변이에 의해서 간암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간염에 걸렸다면 우선 열심히 치료를 해서 염증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고위험군은 조기 발견을 위해 3개월에서 6개월마다 간초음파와 혈청 검사를 꾸준히 해야 한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로는 간 전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1~2년에 한 번씩은 CT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조기 간암에 대한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병변의 위치 등에 따라 결정된다. 치료 방법을 잘 선택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한상영 센터장은 “조기 간암의 치료는 수술, 고주파 치료술, 마이크로웨이브 치료법, 방사선 요법 등으로 다양하다. 국소 치료법은 대개 입원 기간이 2~3일 정도로 짧다”고 설명했다. 한 센터장은 최근 5년간 조기 간암에 대해 고주파 치료를 600례 정도 시행했다. 개인 기록으로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치료율은 수술과 비슷해 간 기능 상태에 관계없이 시술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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