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노인은 돌봄 서비스 이용의 주체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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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노인인구 비율 22%
‘지역통합돌봄’ 안착과 확대 필요
주거·식사·요양·일상 통합적 지원
개개인 욕구 맞게 서비스 받아야

온마을사랑채는 동의과학대 산학협력단에서 운영하는 학교기업이다. 2020년 8월 경제적 배경에 상관없이 독립적인 식생활이 어려운 부산진구 65세 이상 재가노인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맞춤형 식생활돌봄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온마을사랑채 센터장인 동의과학대 한진숙 외식산업학부 교수는 정부의 ‘지역사회통합돌봄 시범사업’에 참여한 부산진구와 의기투합해 온마을사랑채를 시작했다. 온마을사랑채는 재가노인 약 180명에게 매달 24회의 식사와 별도의 영양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노인들의 개별 건강 상태, 질병과 기능적 영양을 고려한 맞춤형 식사 비용은 한 달 기준 1인당 22만 5000원이다. 대상자들은 소득 수준에 따라 주로 5만~10만 원을 부담한다. 온마을사랑채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사회서비스사업 예산을 받아 차액을 지원한다. 온마을사랑채는 2023년부터는 부산시의 ‘부산형 통합돌봄’ 사업 예산을 부산진구를 통해 지원받고 있다. 지역통합돌봄을 위해 지역의 여러 주체가 참여한다. 부산진구 동주민센터 복지 담당 공무원들은 식사 돌봄 대상자를 발굴하고, 온마을사랑채 영양사는 식사영양관리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된 노인의 건강과 식사에 대한 기초 상담을 바탕으로 맞춤형 식사를 제공한다. 식사 배송자들은 식사를 제공하면서 안부도 묻고 일상을 살피는 통합돌봄관리자 역할을 한다.

한 교수는 “양질의 급식 영양서비스는 국가적·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킨다”며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위해 재가노인 단계부터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노화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말에 지역통합돌봄의 핵심이 녹아 있다. 지역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주민(노인, 장애인, 정신장애인 등)들이 살던 곳(자기 집, 그룹홈)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일상생활의 지원이 통합적으로 확보되는 지역 주도형 정책이다. 주거, 의료, 케어안심주택 등 영역까지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 대상자로 저소득층에 한정하지 않고, 돌봄서비스 욕구를 가진 65세 이상의 전 계층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사회서비스 사업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2019년 노인, 장애인, 정신장애인, 노숙인을 대상으로 ‘지역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5년까지 전 동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2022년 중단됐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와 북구가 노인 대상 시범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돼 2022년까지 이 사업을 수행했다. 중앙정부의 지역통합돌봄 선도사업이 종료되자 부산시는 2023년부터 민선 8기 시장공약사업으로 ‘부산형 통합돌봄’ 사업을 16개 구·군으로 확대해 수행 중이다. ‘부산형 통합돌봄’ 사업은 필수사업(가사 지원, 식사 지원, 돌봄활동가 지원), 자율사업(케어안심주택, 주거환경 개선, 병원 이동) 등으로 나뉜다.

노인 인구가 많은 부산에서는 지역통합돌봄 안착과 확대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외국인 미포함)에 따르면 부산의 노인인구는 2023년 12월 기준 74만 5199명으로 부산시 전체 인구 329만 3362명의 22.63%에 달한다. 부산은 2021년 노인 인구가 20.35%에 달하며 특별시·광역시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3월 ‘부산시 지역사회통합돌봄 조례안’이 부산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제정됐다. 이로써 부산시는 통합돌봄서비스 전담인력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긴급돌봄·일상생활 지원 등 돌봄 지원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노인은 인간답게 돌봄을 받아야 하고 돌봄의 선택권이 많아져야 한다. 우리 사회가 노인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노후의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을 가진 서비스 이용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 노인의 건강 상태, 질병, 경제수준, 가족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욕구를 가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생활 지원과 요양욕구를 통합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통합돌봄 선도사업 대상지역에서 실시된 온마을사랑채의 부산진구 재가노인 ‘맞춤형 식사 서비스’, 부산진구 1인 가구 노인을 위한 ‘도란도란 하우스’, 북구의 영구임대 아파트를 개조한 ‘케어안심주택’ 등은 노인 돌봄서비스 대상자에게 수준 높은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처럼 통합돌봄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 인정자이거나 기초생활수급자에 한해 좁게 이뤄졌던 노인 돌봄의 폭을 넓히면서 향후 사회적 돌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지역통합돌봄 사업을 시행하면서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 지원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선 복지현장과 공공기관의 인식 전환이 중요하며 노인의 욕구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상훈 독자여론부 선임기자 neato@busan.com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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