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유적’ 기장 고촌리 고분군, 내달부터 3차 발굴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비 포함 사업비 3억 원 투입
1·2차 발굴서 외절구연고배 등
금관가야 권역 유물 대거 출토

부산시립박물관의 고촌리 고분군 발굴조사 전경. 부산시립박물관 제공 부산시립박물관의 고촌리 고분군 발굴조사 전경. 부산시립박물관 제공

가야사를 기존보다 한층 확장한 계기가 된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고분군 유물을 확인하기 위한 3차 발굴조사가 시작된다. 고촌리 고분군에서는 금관가야 대표 유적이 발견돼 가야 세력권이 부산의 가장 동쪽인 기장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됐다.

기장군청은 오는 6월부터 고촌리 고분군 일대에서 ‘2024년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3차 발굴조사다.

앞선 2차례 발굴조사는 부산시 자체 예산으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기장군청이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됐다. 사업비는 총 3억 원이 투입되며 부산박물관이 조사를 맡는다.

이번 조사는 고촌리 산 35 일원의 약 500㎡ 부지에 대해 이뤄지는 정밀 발굴조사다. 삼국시대 무덤군인 고촌리 고분군은 고촌 신도시와 실로암공원 진입로 사이 구릉 일대에 위치한다. 1960년대 동래고등학교 향토반 학생들이 이 주변에서 유물을 채집하면서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다양한 지표조사를 통해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연속적으로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임이 1998년 학계에 보고됐다.

2021년 첫 발굴조사에서 목곽묘(덧널무덤) 8기, 석곽묘 1기, 옹관묘 2기, 구상유구 1기 등이 확인됐다. 분묘에서 출토된 유물은 토기류, 철부(도끼), 철겸(낫), 철도자(손칼) 등철부철기류 7점, 목걸이에 자주 쓰이는 곡옥 1점 등이 확인됐다.

특히 목곽묘에서 발견된 외절구연고배가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외절구연고배는 금관가야 지배자 집단의 고분군으로 알려진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부산 복천동 고분군에서 4세기 이후부터 출현하는 것으로, 금관가야 권역을 설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삼는 유물이다.

지금까지 금관가야 영역으로 확인된 것은 동래구 복천동 고분까지였으나 2021년 발굴조사를 통해 복천동에서 직선거리 9km 떨어진 고촌리에서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유적들이 새로 발굴되면서 금관가야의 역사가 다시 쓰였다. 낙동강 유역에 집중됐던 5세기 초 금관가야 세력이 부산의 가장 동쪽인 기장군까지 미치고 있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기장군청은 고촌리에 이어 안평리로도 조사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를 맡은 부산박물관 신동조 학예연구사는 “부산은 일찍이 개발이 시작되면서 왕묘 수장급의 복천동 고분군 이외 지역 유물은 많이 사라진 상태인데 고촌리 고분군 조사를 통해 그보다 낮은 지배 집단들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번 3차 조사를 통해 더 넓은 해석을 할 수 있는 자료들이 확보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