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법인택시 기사 5년 새 절반 떠나… 만성적 인력난에 업계 '휘청'
1만 811명 → 5568명 감소
95개사 가동률 45%에 그쳐
버스업계 "200~300명 부족"
사상 첫 채용 설명회 개최도
부산 지역 버스·택시 업계가 코로나19 이후 만성화 된 기사 구인난으로 차량 운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 위기에 처해 있다. 부산시는 교통 업계와 사상 처음으로 합동 기사 채용설명회를 열고, 재정·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인력난 해소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20일 부산시와 교통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기승하던 2020~23년 사이 승객이 줄고 수입이 급감하면서, 버스와 택시 기사들이 택배나 음식 배달, 대리기사 등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좋거나 더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곳으로 떠났다. 부산 법인택시 운수종사자(기사)는 2019년 1만 811명이었으나, 지난달 기준 5568명으로 48.5%나 줄었다. 부산 지역 95개 법인택시 업체의 택시 가동률도 45%에 그치고 있다. 택시 2대 중 한 대는 놀리고 있다는 얘기다. 부산 법인택시 업체 상당수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버스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로나19 이전 부산에서는 33개의 시내버스 업체와 60개의 마을버스 업체가 매년 1000명의 신규 기사를 채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버스 기사들도 배달, 고속·관광버스 업계로 빠져나갔다. 신규 기사 수급도 어려워졌다. 2022년 914명이던 버스 기사 채용 인원은 지난해 894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5월 현재까지 231명에 그쳤다. 채용의 기본 조건인 2 대 1 면접 경쟁률을 맞추지 못해 채용 과정이 중단되는 일도 잦다.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버스 기사 인력이 적정 수준에서 200~300명 정도 부족해 버스 운행률도 코로나 이전인 90%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을버스 기사들이 대거 택배업계 등으로 빠져나가 사람을 구하고 싶어도 인력풀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부산시는 지난 16일 부산시청에서 버스 기사 채용 설명회를 열었다. 부산에서 시내버스가 생긴 이래로 버스업계가 기사 채용설명회를 개최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법인택시 업계 경영난 해소를 위해 20일 ‘택시 운수종사자 확충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택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 강화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택시업계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 노력 △전액관리제 폐지 건의나 택시부제 재도입 등 택시업계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등 4대 분야 9개 세부 과제를 추진한다.
시는 장년층을 대상으로 합동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신규 입사자에 대한 ‘취업 정착 수당’과 65세 이상 종사자 ‘의료적성 검사비’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오는 10월께 부산 법인택시 업계와 공동으로 채용설명회를 여는 한편, 채용된 기사에게는 취업 시점부터 2년간 매달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