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새 책] 변방에서 중심으로 外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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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중심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2주년을 맞아 첫 회고록을 ‘외교안보 편’으로 출간했다. 2017년 5월부터 2022년 5월까지 5년간 주요한 외교안보의 순간들을 복기했다. 당시 급박했던 국제 정세와 내부 사정, 비로소 공개하는 소회와 후일담을 처음으로 전한다. 다시 시작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타산지석이 되길 기대하는 입장이다. 문재인 지음/최종건 대담/김영사/656쪽/3만 3000원.


■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백인 남성 중심의 미국 서부 개척 신화를 중국 이민자와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써서 미국 문단과 언론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다. 이 책은 지난밤 아빠가 죽고 열두 살 루시와 열한 살 샘이 고아가 된 뒤 장례를 치르기 위해 길을 떠나며 시작한다. 이들은 왜 “집은 어때야 집이지?”라는 질문을 수시로 던질까. C 팸 장 지음/홍한별 옮김/민음/364쪽/1만 7000원.


■우리 봄날에 다시 만나면

불교계 최초로 호스피스 전문병원을 만들어 말기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평안을 돕고 있는 능행 스님이 30여 년간 죽음의 현장에서 겪고 느낀 이야기를 엮었다. 삶의 굴레 속에서 어떻게 살았더라도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게 죽음은 공평하다. 죽음과 소생이라는 불교의 희망적인 내세관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능행 지음/김영사/292쪽/1만 8800원.


■김순남 씨, 이제 울릉도로 가요

김순남 씨는 치매에 걸린 저자의 어머니다. 어머니와 함께 보낸 기억이 병상일기-작별일기-애도일기의 순으로 이어진다. 울릉도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뒤 평생을 공공도서관 사서로 활동한 저자가 어머니를 애도하는 기억이 감동을 선사한다. 고향 친구나 동네 아저씨를 비롯한 정겨운 울릉도 사람들과 음식까지 맛깔나게 담겼다. 박경자 지음/산지니/224쪽/1만 8000원


■명의들의 스승, 그들

강원도 민영방송인 ‘G1 메디컬플러스’ 채널에서 권순용 교수의 ‘TV 자서전-명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년간 소개한 대한민국의 명의 33명을 모았다. 권 교수는 각 분야 명의들을 엄선한 뒤 심층 인터뷰를 통해 풍성한 의학정보와 함께 그들의 자전적인 인생 스토리를 풀어나갔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의사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다. 권순용 지음/시공사/308쪽/1만 8000원.



■전등수필 2

한국불교의 선맥(禪脈)을 잇는 월암 스님이 여러 ‘전등사서(傳燈史書)’를 열람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 글귀를 엄선해 수필 형식으로 엮었다. 1권에서 미처 다 담지 못한 100편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우리 삶에 거울이 될 만한 이야기들은 쉽지만 가볍지 않다. 눈이 없는 사람이 등불을 빌리지 않는 이유는 온몸이 눈이기 때문이다. 월암 지음/담앤북스/308쪽/1만 6800원.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퇴계 이황과 2년 차 초보 임금 선조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린 왕에게 퇴계는 겸손한 왕이 되기를 바라며 충언을 쏟아낸 후 생애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작가는 이를 따라가며 다양한 역사 장면과 인물의 이야기를 엮어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낸다. 이 책의 매력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찰진 글맛에 있다. 조이엘 지음/섬타임즈/416쪽/2만 20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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