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리즈’ 연기 이제훈 “세상 보는 관점, 작품 선택에도 영향”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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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 ‘수사반장 1958’에서
최불암의 ‘박영한’ 젊은 시절 역
사필귀정·인과응보 이야기 매력

배우 이제훈이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로 시청자를 만났다. 컴퍼니온 제공 배우 이제훈이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로 시청자를 만났다. 컴퍼니온 제공

최근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은 제작 이전부터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1980년대 최불암 주연의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데다 배우 이제훈이 주연으로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만큼 드라마는 안정적으로 순항했고, 시청률 10%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훈은 서울 종암경찰서 수사 1반 형사 ‘박영한’을 패기 있고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로 그려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제훈은 “‘수사반장’을 기억해주시는 분들과 최불암 선생님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제훈은 “최불암 선생님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려니까 덜컥 겁이 나고 잘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작은 최고 시청률 70%를 기록하는 등 당대 큰 인기를 끌었고, 배역 역시 드라마의 상징과도 같은 박영한의 젊은 시절을 연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최불암 선생님의 몸짓과 말투, 목소리까지 따라 하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그럴수록 표현에만 매몰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최불암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며 마음이나 정신을 닮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선생님을 현장에서 뵐 기회가 있었는데 여러 조언을 해주셨어요. 준비하는 과정이 녹록지는 않았지만, 잘 해내고 싶었어요.”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스틸컷. MBC 제공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스틸컷. MBC 제공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스틸컷. MBC 제공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스틸컷. MBC 제공

이제훈은 드라마 ‘시그널’과 ‘모범택시’ 시리즈에서도 악인을 단죄하는 정의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를 만났다. 이제훈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필귀정, 인과응보 이야기에 본능적으로 끌린다”며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 더 보듬어줄 수 있는 캐릭터를 통해 조금이나마 세상에 따뜻한 관심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신문과 TV 뉴스를 관심 있게 본다는 그는 “배우 생활을 할 때 캐릭터를 연구하고 확장하는 과정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다. “수사반장에 ‘빌딩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그림자는 길어진다’는 대사가 있어요.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힘들고 아픈 일은 최소한 반복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2006년 단편영화 ‘진실 리트머스’로 데뷔한 이제훈은 어느덧 데뷔 20년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21년 콘텐츠 제작사 하드컷과 연예기획사 컴퍼니온을 설립해 활동 폭을 넓혔다. 같은 해 영화 ‘언프레임드’의 단편 ‘블루 해피니스’를 연출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감독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대중을 만나 온 그의 ‘열일’ 행보는 계속된다. 곧 안판석 PD의 드라마 ‘협상의 기술’ 촬영을 시작하고, 오는 7월엔 영화 ‘탈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근엔 지역의 독립예술영화관을 소개하는 유튜브도 시작했다.

그는 “배우가 본업이니 연기를 우선 제일 잘 해내고 싶다”며 “여러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고, 특히 로맨스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연기는 계속해서 저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많은 걸 배우고 있죠. 어떤 자세로, 어떤 걸 지향하며 살아야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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