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시끄러운 가요계, 쌓여가는 대중 피로감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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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경영권 분쟁 대립각 계속
김호중 음주운전·비오 정산 문제
신곡 관심보다 사건·사고로 점철

하이브 사옥 전경. 연합뉴스 하이브 사옥 전경. 연합뉴스

가요계가 연일 시끄럽다. 하이브·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경영권 분쟁과 김호중의 음주운전 혐의, 래퍼 산이와 비오의 정산금 갈등이 연이어 수면 위로 오르면서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가수들의 신곡 소식보다 온갖 사건·사고 소식이 점철되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던 대중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불거진 하이브와 민 대표의 분쟁은 점입가경이다. 하이브는 당시 민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에 나섰고, 이달 초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민 대표의 해임을 결정했다. 민 대표는 해당 의혹에 강력히 반발하며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양측은 지난달부터 줄곧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갑론을박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어도어 소속 걸그룹 뉴진스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활동 중인 소속 아티스트까지 참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탄원서가 민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싣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김호중.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김호중.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호중은 음주운전 혐의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반대 차선의 택시를 치고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를 받는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김호중의 음주운전 의혹이 제기됐지만, 김호중은 이를 강력하게 부인해 왔다. 그러나 사건 발생 열흘 만인 지난 19일 사과문을 내고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지난 11~12일, 18~19일 콘서트를 강행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정산금 미지급과 관련해 날선 폭로전과 법정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 가수 비오의 미정산금을 두고 현 소속사 빅플래닛메이드엔터와 전 소속사 페임어스엔터가 대립각을 세우면서다. 페임어스엔터 대표인 가수 산이는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벌 받고 인정하겠다”며 “진행 중인 법정소송 돈 문제는 법원에서 가리자”고 했고, 비오와 현 소속사 측은 “페임어스가 지급해야 할 미정산금을 대신 지급한 상태”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처럼 가요계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이달 컴백한 가수들과 새로 나온 신곡에 대한 관심도는 줄어든 상태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평소보다 신곡 검색과 스트리밍 수가 줄었다”며 “보통 뉴스 헤드라인이나 유튜브 콘텐츠로 홍보를 많이 하는데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아 묻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중의 피로감 역시 쌓이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수희 씨는 “처음에는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데 계속 자기 입장만 내세워 싸우는 걸 보니 이젠 그걸 보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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