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채 상병 특검법' 거부권…전쟁 벼르는 야권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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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채상병특검법 거부권 행사
민주당 "대국민 전쟁 선포" 맹공
부담 가중 국민의힘, '이탈 표' 단속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로 ‘반려’됐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열 번째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사례다.

이번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정국 급랭’의 신호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대국민 전쟁 선포’라고 규정하며 야7당 공조 대정부 압박 총력전을 치르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는 국무회의를 거쳐 순직해병특검법률안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돼 정부로 이송된 지 14일 만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거부권을 행사한 건 이번이 6번째이며, 법안 수로는 10건째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특검법안은 의결 과정이나 특별 검사의 추천 방식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이번 특검 법안은 절차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내용상으로 특별 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삼권 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당·정·대 고위 협의회에서 특검법 수용 반대에 대한 공감대를 쌓고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 의결, 윤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채 상병 특검법 거부 절차는 발 빠르게 진행됐다.

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전쟁’으로 규정하면서 윤 정부 맹폭에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다면 민주당은 모든 방안을 강구해 윤석열 정권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헌법에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이 명시돼 있지만 도깨비방망이처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며 “더욱이 윤 대통령 본인과 관련된 일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야7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오는 25일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개최하는 등 민주당은 범야권과 공동 ‘거리 정치’에 나설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채 상병 특검법은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거칠 전망이다. 재표결에서 만일 부결되더라도 민주당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어깨가 무거워진 국민의힘은 야당의 여론전에 대응하면서 내부적으론 ‘이탈 표’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표결 과정에서 여당 17표 이상이 특검법 찬성 쪽으로 넘어간다면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특검법 찬성 입장을 밝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다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지극히 일부 의원이 대외적으로 (찬성)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이탈 가능성을 일축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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