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봄밤에 만나는 야외 오페라 ‘리골레토’
세아이운형문화재단 등 주최
24~25일 키스와이어센터
이동환·문현주·김효종 주역
"지역 메세나 차원" 전석 초대
철강회사 세아그룹 산하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이사장 박의숙)과 고려제강 산하 문화재단1963(이사장 위미라)이 공동 주최하는 ‘2024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회’가 오는 24~25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수영구 키스와이어센터(Kiswire Center) 야외 공연장에서 열린다. 올해는 베르디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이며 아름다운 선율이 넘치는 비극 오페라 ‘리골레토’를 선보인다.
두 재단은 지난 2022년부터 부산에서 야외 오페라 음악회를 시도했다. 올해가 세 번째다. 첫해는 ‘피가로의 결혼’을, 지난해는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다. 지역 메세나 차원에서 전석 무료 초대로 진행한 점도 남달랐다. 올해 무료 나눔 티켓도 SNS 등을 통해 공지되자마자 마감됐다.
베르디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리골레토’는 부패한 호색한 만토바 공작(테너)의 권력 뒤에 숨어 만행을 휘두르도록 부추기던 궁정 광대 리골레토(바리톤)가 자신의 딸 질다(소프라노)가 공작의 희생자가 되자 그제야 복수심을 불태우다 결국 딸을 잃게 된다는 비극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오페라 사상 가장 대중에게 사랑받는 아리아들이 대거 포함됐는데, 3막에서 공작이 부르는 ‘여자의 마음’을 비롯해 사랑에 빠진 순수한 소녀 질다가 1막 2장에서 부르는 ‘그리운 그 이름(혹은 사랑스러운 그 이름·Caro nome)’, 사랑하는 딸 질다가 공작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리골레토가 공작의 신하들 앞에서 노래하는 복수와 분노의 아리아 ‘이 천벌 받을 놈들아’(제2막), 3막의 유명한 4중창 ‘아름다운 아가씨여(사랑의 아름다운 딸이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음악회는 윤상호가 연출하고,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인 데이비드 이가 지휘를 맡았다. 윤상호 연출은 “최고의 비극으로 살아남은 오페라 ‘리골레토’에서 베르디가 말하고자 하는 음악적 메시지와 각 인물이 가진 심리적, 감정적인 부분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리골레토 역은 드라마틱한 성량과 화려한 테크닉을 겸비한 바리톤 이동환, 질다 역은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후원 아티스트인 소프라노 문현주, 만토바 공작 역은 실력파 테너 김효종이 출연한다. 이들 외에도 스파라푸칠레 역의 베이스 김이삭, 막달레나 역의 메조소프라노 지나 오 등이 이번 무대에 오르며, 한경arte필하모닉, 노이오페라코러스, 현대무용단 안다미로아트컴퍼니와 함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주역 이동환은 영남대 성악과와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오페라과 마스터 과정을 졸업한 뒤 한국인 바리톤 최초로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 중 하나인 런던 코벤트 가든 극장에서 데뷔했다. 지금은 모교인 영남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문현주는 연세대 성악과를 마친 후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오페라과 석사과정과 성악 최고 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지난 2022년 스위스 루가노 콩쿠르 1위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김효종도 연세대 졸업 후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뤼베크 국립음대에 수학하고,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과정을 마쳤다. 스페인 비냐스 콩쿠르 3위·관객상 등을 수상하고 브레멘 극장 전속 가수로 활동했다.
세아이운형문화재단 박의숙 이사장은 “비극조차 아름답게 만드는 베르디의 음악이 여러분을 봄밤 아름다운 오페라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라며 “아름다운 오페라로 다시 부산 시민을 찾아뵐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고, 이번 음악회가 잊지 못할 추억과 휴식의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문화재단1963 위미라 이사장도 “3년 전 두 문화재단이 설레는 마음으로 첫 오페라 무대를 준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며 “우리의 노력이 앞으로 문화 도시 부산을 위한 또 하나의 울림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