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빠진 부평깡통시장 아케이드, 차광막 땜질 논란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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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건물주 반대로 13m 구간
강화플라스틱 소재 사용 못해
보강공사 땐 초록 천막만 덮어
상인 “비·강풍 피해 우려” 반발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 ‘6차 아케이드’ 사업지 일부 보강공사 현장 모습. 초록색 차광막으로만 덮여 있는 원형 점선 구간의 경우 여전히 비 피해 우려가 크다는 불만이 나온다.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 ‘6차 아케이드’ 사업지 일부 보강공사 현장 모습. 초록색 차광막으로만 덮여 있는 원형 점선 구간의 경우 여전히 비 피해 우려가 크다는 불만이 나온다.

부산 중구가 부평깡통시장 현대화 사업의 마무리 단계로 추진하는 아케이드 사업지 일부가 해당 건물주 반대로 뻥 뚫린 채 지어진 이후 보강공사가 시행됐다. 하지만 해당 구간이 플라스틱 구조물이 아닌 천으로 임시 마감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구청이 해당 구간 아케이드 설치에 반대하는 건물주 등 이해 관계자와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해 결국 애꿎은 상인들만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부산 중구청과 깡통시장상인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수개월간 이 빠진 모양으로 방치(부산일보 2023년 2월 2일자 10면 보도)된 부평깡통시장 6차 아케이드 사업지 일부에 대한 보강공사가 시행됐다. 보강공사 구간은 6차 아케이드 전체 천장 길이 110m 중 약 13m 정도에 해당한다.

상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구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불완전한 형태의 아케이드 천장으로 인한 비와 햇빛 피해를 호소해 왔다. 문제는 해당 구간이 아케이드 천장 마감에 쓰이는 반투명의 강화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초록색 차광막으로 마감됐다는 것이다. 일부 햇빛 차단 효과가 있지만, 방수 코팅이 되지 않은 재질이어서 비바람이 몰아치면 천장 아래편 상가들은 꼼짝없이 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이질적인 외관에 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인상을 찌푸린다. 이날 시장을 찾은 60대 주부 박 모 씨는 “멀리서 봐도 녹색으로 덮어둔 것이 당연히 공사를 하겠거니 했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전통시장이라지만 요즘 소비자들이 비바람 맞는 시장은 원치 않는다. 비가 오면 이쪽 길목은 최대한 통행을 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케이드 ‘땜빵 천장’ 사태는 중구청이 아케이드 천장 설치에 반발한 건물주를 끝내 설득하지 못해 빚어졌다. 건물주 A 씨는 “아케이드 지붕에 쓰이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는 불에 타기 쉬운 플라스틱”이라며 “설치 후 관리 소홀로 주변 공기도 탁해지고 위생도 좋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중구청은 사업 시행 직전까지 건물주 등을 설득하려고 했지만 결국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구청은 6차 아케이드 사업 예산 총 20억 원을 반납할 상황에 놓였고 결국 해당 구간을 제외한 채 아케이드 설치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에서야 보강공사가 시행됐지만, 상인들 사이에선 불완전하게 마무리된 현재 아케이드 천장을 놓고 미관 훼손을 포함한 여러 불만이 나온다.

부평깡통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일단 두고 보자고 생각하고 있지만, 시장 상인들은 여전히 불안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풍 등으로 천 구조물이 훼손될 수 있고 비 피해가 생길 수도 있어 자칫 사고마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구가 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아케이드 설치사업을 둘러싼 상인과 건물주 간의 갈등은 반복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0년 동안 의류 상점을 운영해온 상인 김 모 씨는 “1명의 건물주 때문에 주변 상인 대부분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과연 맞느냐”며 “중구청 역시 천막만 설치해 두고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글·사진=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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