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행정통합 속도전, PK 메가시티에 새 동력 보태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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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 지지 업고 급발진 행보
부산시 “정치 화두”라면서도 긴장
개별 추진 성공 어렵다는 분석도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시도당 위원장 및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부울경 시도당 위원장 및 국회의원들이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재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제자리걸음을 하던 ‘부산·울산·경남(PK) 메가시티’에 변수가 발생했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이 정부의 적극적 지지를 바탕으로 ‘급발진’하면서다. TK의 행정통합 속도전은 부산과 경남이 추진하는 행정통합에 새로운 동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행정통합에 대해 “정치적 화두를 던진 수준”이라며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TK 행정통합 논의와 관련 부산시는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홍준표 대구시장 등의 SNS 내용 등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정통합을 하겠다는 것인지 내용이 드러난 것이 없다”면서 “선언적 발표였기 때문에 세부적인 사안은 앞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그동안 부울경 메가시티, 경남과의 행정통합 등을 추진했으나 실제로는 ‘경제 동맹’에 힘을 싣고 있었다. 행정통합은 메가시티보다 어렵고 현실성이 낮다는 인식이 많아 ‘장기 목표’에 머물렀다. 그러나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행정통합 방침을 밝힌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이를 강력 지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행정안전부가 적극 지원에 나설 경우 행정통합이 의외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K가 “연방제 수준의 자치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행정통합 실무 논의를 진행할 경우 부산, 경남도 행정통합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경남은 지난달 도의회에서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 촉구 건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행정통합과 관련해선 ‘선점효과’를 위해서도 PK가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박재율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이와 관련 “부산이 선도적으로 분권 모델이 돼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하는 양대 축 발전을 위해서도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이 모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통합에 대해선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부울경 지역의 한 중진 여당 의원은 행정통합에 대해 “과연 가능하겠느냐”면서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도시권의 자치구와 농어촌 지역의 자치군은 지역별로 사정이 크게 다른데 ‘통합 부산경남 광역지자체’가 이를 모두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부산 지역의 다른 여당 의원도 “행정통합은 기초단체 수준에서도 장애물이 많은 과제”라면서 “지역구에서도 ‘표를 까먹는 이야기’라는 반응이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통합 논의는 각각의 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추진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부산 강서지역위원장인 변성완 전 부산시장 직무대행은 이와 관련 “행정통합은 전체 행정체제 개편 차원에서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시행만 남겨놓았던 부울경 특별연합을 무산시킨 것이 여권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행정통합이 정치적 메시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변 전 대행은 자치단체 간의 자율권 조정과 관련해서도 “경남의 자치군은 부산시 자치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자율권이 있다”면서 “도시계획 권한 등 불균등한 기초자치단체 권한을 어떻게 조율할지 등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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