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라디오 방송 ‘싱글벙글쇼’ ‘최파타’ 역사 속으로
51년·27년 청취자와 동고동락
‘최파타’는 임시 DJ 체제로 진행
MBC ‘싱글벙글쇼’와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최파타) 등 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이 다음 달 일제히 막을 내린다. 방송가 안팎에서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영향을 받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싱글벙글쇼’는 51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다음 달 2일 종영한다. MBC는 최근 봄 개편 일환으로 이 프로그램의 종영을 결정했다. ‘싱글벙글쇼’는 1973년 10월부터 매일 정오 청취자를 만났다. MBC 대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서 청취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다루며 서민들과 동고동락해왔다. 방송인 허참, 송해 등 ‘국민 MC’들이 DJ를 거쳤다. 강석, 김혜영은 30년 넘게 시사 콩트를 선보여 프로그램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했다. 2021년부터는 코요태 신지와 방송인 이윤석이 DJ를 맡고 있다.
같은 날 ‘최파타’ DJ로 활약해 온 방송인 최화정도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최화정은 SBS 라디오 채널인 파워FM 개국과 동시에 이 프로그램을 맡아 27년간 최장수 DJ로 활동했다. 최화정은 “지금이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해 결정했다”며 프로그램을 떠나는 이유를 밝혔다. 최화정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방송을 진행해온 만큼 후임이 결정되면 프로그램명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 달 3일부터는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스페셜 DJ로 한 달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지난 2000년부터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진행해온 배우 겸 가수 김창완이 24년 만에 프로그램을 떠나 청취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방송가에서는 이런 결정을 두고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이 급속도로 바뀌는 현실에서 방송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사례로 보고 있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라디오국에서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움직임”이라며 “라디오에서도 본격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