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민간+공공 소유로 재매각해야”
해양기자협 춘계 포럼서 제안
“포스코·하팍로이드 모델 참고”
해운시장 변수로 ‘제미니’ 꼽아
하림그룹과 매각 협상에 실패한 HMM의 지배구조를 ‘민간+공공’ 혼합 소유 형태로 전환해 재매각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특정 민간기업에 국적선사의 경영권을 넘길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해양기자협회가 22일 서울 해운빌딩에서 ‘흔들리는 해운동맹, HMM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개최한 2024년 춘계 정기포럼에서 한국국제물류사협회 구교훈 회장은 “국내 기업인 포스코와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의 지배구조를 적절히 혼합한 ‘민간+공공’의 소유구조 형태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포스코나 KT&G는 특정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으로, 공기업과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함께 지배구조를 이룬다”면서 “세계 5위 선사인 하팍로이드 역시 오너 지분 30%에 함부르크시와 칠레 선사 CSAV, 카타르투자청,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등 여러 우량 대자본이 모인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MM 매각 때 지배구조의 기준은 인수기업 40%, 정부 공공기관 30%, 화주·선사·소액주주 등 30% 식으로 구성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해사포럼 윤민현 명예회장이 ‘국제 해운사들의 얼라이언스 재편과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윤 명예회장은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100대 컨테이너 선사 가운데 60개 사가 사업에서 철수해 생존율이 40%에 불과했다”며 향후에도 재편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재편의 주요 변수로는 세계 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5위인 독일 하팍로이드가 체결한 글로벌 해운동맹 ‘제미니 협력(Gemini Cooperation)’이 부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2월 출범하는 제미니는 그동안 모든 항구에 기항하던 것과 달리 자신들이 정한 글로벌 허브항(Hub-and-Spoke) 위주로만 기항할 것으로 전해진다.
윤 회장은 “제미니의 사업 전략에 대해 화주단체인 글로벌화주포럼(CSF)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며 “다른 해운동맹도 제미니를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이저 선사의 특정 허브항 위주의 운항 전략으로 허브항에 포함된 항구와 그렇지 못한 항구 간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양기자협회는 관련 산업 발전과 바다에 관한 여론을 모으려고 2022년 5월 설립됐다. 방송·통신·종합지·경제지·인터넷신문·해운전문지 등 60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