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부터 자원화까지 하는 재활용 로봇 ‘리펫토리’ 주목
부산 스타트업 폴리그린 개발
AI센서로 자동 분류·파쇄까지
한 달 동안 약 500kg 원료 생산
버려지는 페트병을 수거와 동시에 고품질 페트 플레이크로 자원화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개발되어 화제다.
2022년 설립된 부산의 친환경 스타트업 ‘폴리그린’은 페트병 재활용 AI로봇 ‘리펫토리’를 개발, 지난달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에 출품했다고 22일 밝혔다.
나라장터 엑스포는 국내 최대 공공조달 전시회로 스타트업의 우수한 제품을 공공기관·대기업·해외기업 등에 제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하는 행사다.
리펫토리의 가장 큰 장점은 페트병의 수거·분류·자원화가 한자리에서 가능하다는 점이다. 리펫토리는 AI를 활용한 센서를 통해 색과 무게를 구분, 투명 페트병만 취급할 수 있다. 라벨을 제거한 페트병을 자판기 크기의 리펫토리에 넣으면 재질이 다른 뚜껑 등은 자동으로 분리된다.
이물질이 들어있거나 라벨을 제거하지 않은 병이 투입되면 ‘이물질·라벨을 제거해달라’는 안내 멘트와 함께 다시 배출된다. 투입된 페트병은 수 초 만에 분쇄되어 재활용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고품질 페트 ‘플레이크’로 재탄생한다.
기존의 페트병 수거 장비들은 유색 페트병과 투명 페트병을 구분 없이 혼합 분쇄하거나, 단순 압축하는 방식으로 폐기물을 수거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군다나 수거된 페트병은 별도의 선별장으로 가서 분류·분쇄·세척 작업을 거쳐야 플레이크화가 가능하다. 또 운송과 선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등 2차 오염 문제도 존재한다.
폴리그린 서봉만 대표는 “기존 장비를 통해 수거되는 투명 페트병은 또 다른 생활 폐기물에 가깝다. 리펫토리는 기존의 비효율적이었던 페트병 재활용 과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로봇”이라며 “2021년부터 시행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의 목적에도 가장 부합하는 장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밝힌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의 목적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한 원료, 즉 플레이크의 확보다. EU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2030년까지 30% 이상 함유하도록 의무화했다. 한국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함유량을 3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 대표는 “한 달 기준 리펫토리 한 대당 500kg 정도의 플레이크를 생산할 수 있다”며 “페트병을 제공하는 일반 시민들에게 현금화가 가능한 리워드를 지급해 재활용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도 도입했다”고 밝혔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