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연상 표현 동영상 올린 트럼프 논란
본인 SNS 계정에 올린 영상에
제3제국 연상 독일 단어 포함
캠프 “우리가 만든 것 아냐”
논란 계속되자 뒤늦게 삭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 동영상에서 나치 독일의 제3제국(the Third Reich)을 연상시키는 ‘제국(Reich)’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21일(현지시간) 논란이 인다.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언어라고 비판했다.
전날(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이긴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주제로 한 30초 분량 동영상이 올라왔다. ‘트럼프가 승리하다’라는 가상의 신문 기사 제목으로 시작하는 영상에는 선거 승리시 경제가 호황이 될 것이라면서 ‘통일된 제국의 탄생으로 산업 경쟁력이 크게 증가했다’는 문장이 포함돼 있다. 이 문장에서는 통일된 제국을 ‘unified reich’로 표현했다. ‘reich’는 독일어로 제국을 의미하는 단어지만, 통상적으로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의미한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진행한 선거 캠페인에서 “트럼프 캠프는 그가 이기면 그것은, 제3제국처럼 통일 제국이 될 것이라는 포스트를 어제 올렸다”면서 “이 사람은 미국이 아닌 히틀러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개월여 전에도 ‘히틀러가 좀 좋은 일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 동영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낮 뉴욕에서 점심시간을 끝내고 법원으로 돌아오기 직전에 게재됐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해당 동영상으로 인한 논란이 확산하자 이날 이를 SNS에서 삭제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민자를 해충으로 비유하고 “이민자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을 놓고도 유대인 말살 정책을 추진했던 나치 정권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2년 11월 반(反)유대 혐오발언 등을 한 인사들을 자택으로 초청해 만찬하면서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재임 중인 2017년 샬러츠빌에서 신나치 극우단체 등이 연루된 샬러츠빌 충돌에 대해 “양쪽 모두 다 책임이 있다”면서 백인우월주의 집회에 찾아가 시위를 벌인 좌파 단체도 책임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치 독일과 연관된 콘텐츠를 홍보하는 것은 혐오스러우며 역겹고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신나치와 식사하는 것, 샬러츠빌 사태 이후에 ‘양쪽 다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