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종합병원 병상 공급 과잉인데 동·서부산은 되레 부족 ‘불균형’
종합병원급 병상 총 2194개 과잉
동·서부산 각 294·1280개 부족
인구 줄어드는 중부산에만 집중
요양병원 1만 2000개 초과 공급
오는 2026년 부산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의 전반적인 병상 규모는 과잉 상태이지만 서부산의 300병상 이상 병상은 태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 불균형이 대형 병원 병상 수에도 드러난 셈이다.
22일 부산시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오는 2026년 부산시 병상 수급을 분석한 결과 300병상 이상 대형 병원의 지역별 불균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한 제5차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2026년 300병상 이상 병원의 공급과 수요의 수급 차를 인구수 기준으로 따져 보니, 부산 전체는 2194병상이 과잉이었다.
하지만 부산 서부(강서·사상·사하·북구)로 한정하면 1284병상이 모자랐다. 부산 동부(해운대·기장·수영·금정) 역시 294병상이 모자란 것으로 추산됐지만, 부산 서부와 비교했을 때 부족 병상이 적은 편이었다. 부산 원도심이 대거 포함된 부산 중부(남·동·동래·부산진·서·연제·중·영도)의 경우 3781병상이 과잉이었다.
지역 주민이 의료 수요를 모두 해당 지역에서 충족한다고 가정한 인구 수 기준이다. 지역 주민이 인근 지역에서 의료 수요를 충족할 때의 유출입을 반영한 병상 수는 모든 지역에서 병상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다. 하지만 유출입을 반영해도 서부산 지역의 300병상 이상 병상 수급 과잉은 134병상에 불과했다.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을 따져봤을 때는 부산 전체와 지역별 병상 수급 모두 과잉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양병상은 부산 전체에서 1만 2000개, 300병상 이하 병원의 병상은 9000개 이상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별 병상 수급 불균형이 나타난 만큼 부산시가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그동안 부산 의료기관 지역별 불균형이 2026년 병상 수급 예측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우선 서부산의료원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침례병원 보험자병원화가 의정 갈등 속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지연되고 있는 점도 동부산의 대형 병원 병상 수 부족에 영향을 주는 만큼, 부산시가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기장군에는 대형 병원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1곳이고, 심정지 같은 급성기 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 확충도 필요하다.
한편, 부산시는 부산 의료법인 103곳의 사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자본 잠식에 빠진 법인은 지난해보다 3곳이 증가한 30곳이라고 밝혔다. 적자 운영 병원은 지난해보다 13곳 증가한 66곳이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 의료법인의 경영 실적이 악화한 주요 이유는 환자 수요에 비해 의료기관이 과소 혹은 과잉 공급됐기 때문이다”며 “2026년에는 300병상 이상 병상 수급이 지역별로 불균형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