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용의 '금알못' 탈출기] 금리도 '개인 책임' 시대
경제부 금융블록체인팀 기자
“고정 금리로 해야할까요, 변동 금리로 해야할까요?”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이라면 이 질문의 답은 매우 쉬운 답이었다. 향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이었기에 변동 금리로 매달 내는 이자를 줄이는 것이 정답이었다. 하지만 2024년. 이 질문은 머리를 싸매는 질문이 됐다. ‘금리가 곧 내린다고 하는데 고정 금리로 했다가는 손해 보는 게 아닐까?’, ‘당장 고정 금리가 매달 내는 돈도 싸고 금리가 언제 내릴지도 모르니 고정 금리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거액의 주택담보대출을 앞에 두고 마음은 더욱 복잡하다.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 고정 금리를 기준으로 삼고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 반대로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변동 금리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출하는 대출을 택하는 게 낫다.
하지만 현실은 안갯속이다. 23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3.80~6.18%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연 4.51~6.23%와 비교해 하단은 0.71%포인트, 상단은 0.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담대 고정 금리는 연 3.27~5.33%에서 연 3.26~5.60%로 상단이 0.27%포인트 뛰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계속 밀리고 가계 대출이 다시 증가하자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금리가 내려가도,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은 과도기다.
정부는 고정 금리를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급증하자 가계 부채 질 개선을 위해 고정형 주담대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뭐가 맞는 것일까? 더 똑똑해져야한다. 은행연합회가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은행별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참고하는 방법이 있다. 은행연합회는 신용평가사의 신용 점수(1~1000점) 구간을 50점 단위로 나눠 9단계로 나눠 공시하고 있다. 자신의 신용점수 구간에 해당하는 평균 대출금리를 은행마다 비교할 수 있다.
금리 변동이 늦게 반영되는 신잔액 코픽스에 연동된 대출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4월 신잔액 코픽스는 연 3.17%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연 3.54%)에 비해 낮다. 단 금리 하락이 본격화되면 반대로 신잔액 코픽스 금리가 더 천천히 떨어지는 점은 유의해야한다.
위험성이 큰 투자인 주식 투자에서 ‘투자의 최종 책임은 개인이 진다’는 말이 감초처럼 붙는다. 불확실성의 시대, 지금은 ‘금리의 최종 책임은 개인이 진다’의 시대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