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초대 청장 “정부 주도 벗어난 민간 상용 우주개발 지원이 목표”
추진체 전문가 윤영빈 교수 낙점
차장·임무본부장엔 노경원·존 리
우리나라 우주항공 시대를 이끌 우주항공청의 초대 간부 3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3인의 활약에 따라 우주항공청의 성공적인 안착과 향후 운영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에 윤영빈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 또한 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는 한국계 미국인 존 리 전 나사(NASA) 본부장이 발탁됐다. 청장은 차관급, 임무본부장과 차장은 실장급(1급)이다.
초대 청장인 윤 내정자는 우주 추진체 분야 국내 대표 연구자로 꼽힌다.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로, 서울대에서 학·석사를 마쳤고 미국 미시간대학에서 스크램제트(scramjet) 엔진의 초음속 연소 현상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항공우주 신기술연구소장, 차세대 우주추진연구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며, 앞서 액체로켓, 가스터빈 엔진 등의 연구를 40여 년간 수행하며 나로호 개발,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등에 참여했다.
윤 내정자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내정자는 “기존의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의 역할 분담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상용 우주개발을 주도하고, 출연연과 대학은 고위험, 장기 미래우주 개발 사업에 집중하는 형태가 되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우주개발을 효율적으로 이끌어 내 국민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고, 미래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우주항공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주항공청 차장에 내정된 노 실장은 과학기술 분야에 몸 담아온 행정가 출신이다. 노 내정자는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장 등을 지냈다. 2013년 첫 번째 한국형 발사체인 나로호 발사 성공 당시엔 담당 국장이었다.
노 내정자는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담긴 ‘우주항공 기술개발과 산업 진흥’은 물론, 전문성에 기반한 유연한 공무원 조직 모델을 만드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역의 혁신을 이뤄 나가는 일 등 많은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이민 1.5세대인 존 리 내정자는 캘리포니아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카네기멜런대에서 공공관리와 정책 석사를 취득했다. 1992년 나사에서 근무를 시작했고 헬리오피직스 프로젝트 관리자, 고더드 우주비행센터 위성통합관리본부장, 수석 어드바이저 등을 지내며 29년간 재직했다. 백악관 행정예산국에서 예산관리자 직책을 맡기도 했다. 국제적 고위급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임무본부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
존 리 내정자는 “미국 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과 국제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우주항공에서 성과를 내고 협력적 조직문화를 형성하겠다”며 “개청일까지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더 둘러보고 보완해 우주항공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