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주민 위한 ‘이야기 빨래방’… 부산 동구에 4개로 확대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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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일·초량·수정점 이어 좌천점 개소
이불 빨래 넘어 사랑방 역할도 톡톡

부산 동구 좌천동 843-2번지에 만든 이바구빨래방 좌천점. 24일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동구청 제공 부산 동구 좌천동 843-2번지에 만든 이바구빨래방 좌천점. 24일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동구청 제공

부산 동구에 원도심 주민에게 빨래를 해주고 마을 사랑방 역할도 하는 ‘이바구빨래방’이 늘어나고 있다. 산복도로 인근 주민이 이불이나 커튼 빨래를 맡기면서 이웃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부산 동구청은 좌천동 843-2번지에 이바구빨래방 좌천점을 만들어 이달 29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24일 밝혔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1대씩 갖춘 빨래방에는 주민이 쉬어갈 수 있도록 냉난방기도 설치했다. 기계 구매와 전기 공사 등에 예산 2844만 5000원을 투입했다.

이바구빨래방 좌천점은 동구에서 네 번째로 문을 여는 지점이다. 2022년 12월 범일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2월과 3월에 초량점과 수정점 운영을 시작했다. 좌천점을 제외하면 효율성을 고려해 동별 마을지기 사무소 안에 빨래방을 차렸다. 수정동은 월~금, 나머지는 화~토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고 있다. 빨래방 이름인 이바구는 이야기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2022년 12월 문을 연 이바구빨래방 범일점. 동구청 제공 2022년 12월 문을 연 이바구빨래방 범일점. 동구청 제공

동구는 주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빨래방을 4개 지점까지 늘렸다. 요금이 저렴한 데다 주민 편의를 신경 쓰고, 마을 사랑방처럼 소통 공간이 되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전 지점에서 빨래와 건조까지 1000원에 이용할 수 있고,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독거노인·장애인은 월 5회 이내로 무료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대신해 빨래 수거와 배달도 해준다.

올해 3개 지점에서 맡은 빨래는 1~4월 기준 1200건으로 파악된다. 범일점과 수정점은 수요를 고려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2대씩 돌리고 있다. 동구청 2030기획단 관계자는 “세탁기가 없거나 크기가 작은 집에 사는 어르신이 평소 빨래하기 어려운 이불이나 커튼 등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산복도로 주민도 많이 이용하는데 빨래방 근무자나 이웃과 대화를 나누며 쉬어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바구빨래방은 <부산일보>가 6개월 동안 산복도로에 운영한 ‘산복빨래방’을 참고해 문을 연 공간이다. 빨래방을 동네마다 열면 실질적으로 필요한 빨래를 도우면서 주민들이 소통할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동구청 2030기획단 관계자는 “빨래방을 4개 지점까지 열었는데 당분간 더 늘릴 계획은 없다”며 “수요가 많다고 판단되면 세탁기나 지점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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