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공천까지 친명이 좌지우지 하나
8월 전당대회 앞두고 당원권 확대 위한 당헌·당규 개정 착수
상대적으로 대의원 권한 약화…당원 적은 영남권, 영향력 축소
더불어민주당이 ‘당원권 확대’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의 당 장악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강성 친명 당원들의 ‘입김’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당내 경선 등에서 당원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당에는 당원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당원주권국’을 신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시도당 위원장 경선에서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도당 위원장 경선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은 현재 50대 50으로 같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권리당원 표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민주당은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규정을 바꿔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기존의 3배가량 높인 바 있다.
전당대회 등 당내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의원의 경우 각 지역위원회에서 선출하며 현역 지역위원장의 영향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조직표’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전당대회의 지도부 선출에서 대의원 반영 비율이 줄어들면서 권리당원이 적은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대의원 반영 비율이 높았던 원인도 민주당이 전국정당화를 앞세우며 영남권을 배려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지도부를 뽑는 8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표 비중이 재차 상향 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또 ‘전국대의원대회’인 전당대회의 명칭을 ‘전국당원대회’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 이전에 시도당 대회를 통해 시도당 위원장을 새로 선출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 등의 제도 개편 논의는 곧바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선출되는 시도당 위원장은 2026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한다. 이 때문에 시도당 위원장 선출에서 강성 친명계의 영향력 확대는 지방선거에서 ‘친명 후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비명계가 대거 공천 탈락한 데 이어 다음 지방선거에서도 ‘비명 횡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기 부울경 시도당 위원장으로 어느 계파의 인물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지역 ‘비명 횡사’ 규모가 결정되는 셈이다.
부산에서는 이미 2022년에 친명계 서은숙 시당위원장이 선출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최택용 기장지역위원장 등 강성 친명계 인사의 경선 출마가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인물 가운데는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박재호, 최인호 의원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낸 변성완 전 대행도 시당위원장 경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상대적으로 친문(친문재인)계가 많고 친명계의 장악력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의 경우 권리당원이 3~4만 명 규모로 알려져 대의원 대비 권리당원의 비율을 극단적으로 높이기 어려운 상태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영남권에서는 대의원, 권리당원 비율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