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산소부족 물덩어리 발생, 양식업계 '비상'
수과원, 남해안 현장 조사서 관측
매년 5~6월 발생해 9~10월 소멸
어패류 폐사로 양식업 피해 우려
남해에서 올해 첫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하면서 양식 생물 폐사 등 국내 양식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남해안 진해만에서 올해 첫 산소부족 물덩어리(빈산소수괴)가 관측됐다고 26일 밝혔다.
수과원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진해만 해역에서 현장 조사한 결과, 해역 저층에서 용존산소 농도가 1.55~2.83mg/L에 달하는 산소부족 물덩어리를 관측했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바닷물에 녹아 있는 산소 농도가 3mg/L 이하인 물덩어리를 뜻하는데, 어패류의 호흡 활동을 방해해 양식 생물이 폐사하는 등 양식어업에 큰 피해를 준다.
산소부족 물덩어리는 해역 표층과 저층의 수온 차이가 큰 여름철에 발생한다. 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입구가 좁고 내부가 막혀 있어 바닷물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곳에서 생긴다.
표층 수온이 상승하면 물 위쪽과 아래쪽이 잘 섞이지 않아 산소가 밑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데, 저층 수온이 15~16도에 이르면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빠르게 분해하면서 물속 산소를 많이 사용해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하게 된다.
남해 연안에서는 매년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발생하여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시기인 5월 24일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과원은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아직 발생 초기라 일부 해역에만 분포하고 있지만, 향후 수온 상승으로 인해 발생 범위가 주변 해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발생 인근 해역의 굴, 홍합 양식장은 채묘 시기(6월 초에서 7월 초)와 겹치는 탓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과원 관계자는 “수하식 패류 양식장에서는 수하연의 길이를 줄여 산소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층에 두도록 조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수과원은 수산과학조사선을 이용한 현장 조사를 통해 산소부족 물덩어리의 발생 범위와 강도를 정밀하게 조사해 어민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올여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더위와 높은 강수량이 예상되어 남해 연안의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ICT 기반 관측 시스템과 현장 조사를 통해 어업인들이 피해에 대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