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해상물류 운임… 비상 대응 2단계 돌입
1년 8개월 만 SCFI 2700 돌파
홍해 사태·중동 분쟁 겹쳐 급등
정부, 수출기업 비상 대응 2단계
중소기업 전용 선복 추가 지원
최근 해상물류 운임이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정부가 ‘비상 대응’ 2단계 가동에 들어갔다. 물류비 상승 여파를 줄이기 위해 중소 수출업체들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초 홍해 지역 물류난에 대응해 수립·시행해 오고 있는 ‘수출기업 물류 지원 컨틴전시 플랜’ 2단계 조치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전용 선복(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선박 내 공간)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선사를 통해 확보한 선복 일부를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하는 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예멘 후티 반군이 상선을 공격한 이후, 현재 많은 선박이 홍해를 피해 아프리카 남단으로 우회 운항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분쟁까지 겹치면서 해상 운임이 널뛰기하는 모양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19일 2240포인트까지 올랐다가 4월 19일 177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홍해 사태에 적극 개입하면서 운임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컨테이너 15개 항로의 단기 운임을 지수화한 것으로,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의 지표로 쓰인다.
그러나 좀처럼 중동 정세가 나아지지 않는 데다 해운업계 성수기인 3분기가 다가오면서 해운 운임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0일 2306, 17일 2521, 24일 2703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SCFI가 2700선을 넘어선 건 2022년 9월 2일(2848) 이후 처음이다. 해운업계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있고, 최근 홍해 사태로 운송 소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재고를 2주 이상 확보하려는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당초 시황 전망과 다르게 운임이 장기간 고공행진하면서 특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면 국내 수출업계는 비용 증가가 지속돼 수익에 타격을 입는 상황이다. 이에 올 3월 정부는 글로벌 운임 수준에 따라 3단계로 대응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했다. SCFI가 2000~2700인 경우 1단계, 2700~3900은 2단계를 적용해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SCFI가 3900을 넘으면 3단계를 가동한다. 정부는 그간 1단계 조치로 수출 바우처 내 물류비 한도를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확대해 지원했다.
정부는 컨틴전시 플랜 2단계 매뉴얼에 따라 올해 하반기 31억 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를 조기 투입하고 중소기업 전용 선복을 추가 지원한다. 이를 위해 한국무역협회는 27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한국무역협회 홈페이지(www.kita.net) 등을 통해 미주, 북유럽, 지중해 등 주요 노선별 선복 수요와 신규 지원이 필요한 추가 노선을 조사한다.
더불어 현재 해운·항공 운임과 보험료 등 물류비 지원이 가능한 수출 바우처 하반기 지원사업이 조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
산업부는 “정부는 향후 SCFI가 3900을 넘어서는 등 해상 운임이 과도한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에는 3단계 조치로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물류비 지원 확대 방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