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금리 인하에 영끌족 '비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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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은행 대출금리 오름세 전환

한 시중은행 앞에 붙어 있는 대출상품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한 시중은행 앞에 붙어 있는 대출상품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후퇴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은행권은 가계부채 관리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의 부담이 날로 커질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창용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1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3.50%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말부터 이날까지 1년 4개월 넘게 이어지게 됐다. 이 총재는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금리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며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결국 물가가 확실히 잡히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가 올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대출금리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는 이런 상황을 선반영해 오르고 있다. 지난 17일 3.742%까지 떨어졌던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이후 반등해 지난 22일 3.773%로 올랐다. 같은 기간 은행채 1년물 금리도 3.611%에서 3.624%로 상승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심을 들어내며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부채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5조 원 넘게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다소 줄어들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주택 매매 거래 등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을 받은 이들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은 42.5%로 전월 말(34.4%) 대비 8.1%P나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고정금리 비중은 65. 6%에서 57.5%로 오히려 떨어졌다. 만약 연 5.1% 금리(3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로 3억 원을 빌린 차주는 매월 은행에 163만 원을 갚아야 한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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