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의료 사각지대 소외계층 위해 어디든 달려갈 것”
김동관 약수한의원 원장
청력검사로 이명·난청 치료 특화
부산진구 경로당 10년째 의료 봉사
몽골 이어 우즈벡 봉사도 계획
“1997년부터 부산진구 연지동에서 한의원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역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2014년 한의원 인근에 사는 어르신들에게 의료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약수한의원 김동관 원장은 10년째 의료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 김 원장은 2014년 (사)국제장애인문화교류 부산진구협회 초록봉사단(단장 이재형)과 인연을 맺고 봉사 협력 협약을 했다.
협약을 통해 김 원장은 연지동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에 나섰다. 관절과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침을 놓거나 뜸을 떴다.
김 원장은 초록봉사단이 펼치는 봉사 활동을 위해 연탄과 급식은 물론 경로잔치도 지원한다. 지난달 28일 초록봉사단이 연지어린이공원에서 주최한 ‘연꽃골 경로잔치’에 참석해 의료 봉사도 하고 소화제 ‘백중환’을 700명에게 전달했다.
경로당에서 시작한 봉사는 현재 교회, 사찰로 확대됐다. “매주 목요일 직원들과 함께 봉사에 나섭니다. 부산·경남 지역 교회나 사찰 신도들 중 연세가 있는 분을 대상으로 약침을 놓거나 부항을 뜹니다.”
그의 봉사와 헌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몽골 날라이시르, 울란바토르, 바라인다와 등에서 해외 의료 봉사를 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곤 김 원장은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매년 7~8월 일주일간 몽골로 직원들과 함께 의료 봉사를 갔다. 그는 한국·몽골문화체육교류협의회 오정룡 회장의 추천으로 몽골 의료 봉사를 하게 됐다. 몽골은 현지 의료시설이 열악했는데 한국 의료진에 대한 호응도가 높았다.
“현지 보건소와 협력해서 하루에 50~100명 정도 진료를 보고 치료를 했습니다. 몽골 사람들은 초원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관절 질환이 많았습니다. 아직도 석탄 연료를 사용해서 미세먼지가 안 좋아 호흡기 질환자가 많았어요. 육식 위주 식단으로 인해 소화기 계통도 좋지 않았습니다.”
한국과 달리 대자연이 펼쳐진 몽골에는 소음과 스트레스 요인이 적어 이명·난청 환자는 없었다고 한다.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도 거의 못 봤다고 했다. 이명·난청에 특화된 김 원장의 장기를 아쉽게도 보여줄 수 없었다.
김 원장은 몽골 봉사를 계기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몽골문화체육교류협의회 후원회장을 맡았다. 한국·몽골문화체육교류협의회가 주최하는 한국·몽골 친선 걷기 대회와 몽골인 체육대회(농구)를 후원했다.
“지금은 우즈베키스탄 의료 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강제 이주한 고려인이 많은데 의료 시설이 열악하다고 합니다. 우즈베키스탄 한인회장이 친구여서 의료 봉사를 요청받았습니다. 올여름 우즈베키스탄에 의료 봉사를 가려고 했는데 7월 말까지 서면 영광도서 부근으로 한의원 이전 작업을 마무리해야 해서 갈 수 없게 됐습니다.”
약수한의원은 이명과 난청 치료에 특화된 한의원이다. 미세청력검사를 통해 이명과 난청 원인을 정밀하게 파악한다. 미세청력검사는 달팽이관이 있는 내이 부분에서 특정 음역의 유모세포(청각세포)가 손상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미세한 음역을 못 듣는 유모세포에 음향을 지속적으로 들려줘서 자극과 단련을 통해 유모세포 운동을 유발하는 방식이다.
“외이, 중이 부분은 양방에서 고칠 수 있습니다. 한방은 내이 부분 치료에서 강점을 지닙니다. 한약과 침술로 고장 난 오장육부 기능을 바로잡고, 경추 치료를 병행해서 혈류를 원활하게 해 유모세포를 강화하면 청력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이명과 난청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고칠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은 “의료 봉사를 하고 나면 더 즐겁고 뿌듯하다”며 “앞으로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위해 어디든 달려갈 각오를 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글·사진=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