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美주식 비중 90%…대형 기술주 ‘집중 매수’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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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 보고서
엔디비아·MS 등 위주로 사들여
“고평가·환차손 위험 등 고려해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주변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주변 월스트리트 도로 표지판. 연합뉴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 테마가 큰 인기를 끌며 개인투자자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 중 기술주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국제금융센터 신술위 책임연구원은 28일 ‘내국인의 해외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이 그동안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분산 투자 성향을 보였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고위험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서학 개미’의 해외주식 보관 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79.9%에서 지난해 말 88.5%로 올랐고, 이달 들어서는 90%에 육박했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주식 비중은 89.3%로 집계됐다. 일본(4.8%), 홍콩(2.1%), 중국(1.1%), 유럽(0.4%)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투자자의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에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AI와 가상자산 테마 열풍을 등에 업은 대형 기술주들이 상위 10개 순매수 종목에서 다수를 점했다. 이들 4개 종목의 순매수 금액 비중도 상위 10개 종목 순매수 총 35억 달러 중 17억 1000만 달러(48.9%)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는 테슬라를 임의로 기술주에서 제외한 결과로 테슬라를 기술주로 분류할 경우 비중은 50%를 훌쩍 넘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 책임연구원은 “미국 주식 고평가 인식 확산, 달러화 약세 반전 등 투자 위험 증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증시 랠리를 견인한 대형 기술주들의 고평가 부담이 커졌으며, 금리 인하 개시 후 달러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는 경고다.

앞서 한국은행은 1분기 말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이 해외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증가해 2조 3725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지난 3월 블로그에서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주식 중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말 39%에서 2023년 말 48%로 높아졌고, 대형 기술주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에서 특정 종목에 대한 편중이 심화하고 레버리지 ETF 투자가 늘어나는 등 리스크 선호 경향이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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