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실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부산 정치권은 기업 유치전
차등요금제 앞세운 기업유치전 조기에 시작
박수영 “삼성전자, 부산에 오면 5000억 절약”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가 2026년으로 예고되면서 부산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대기업 유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저렴한 전기’를 앞세워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제조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을 부산에 유치하자는 주장이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 방향’에서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SMP)과 소매 전기요금을 차등화해 현재 전국적으로 단일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전력시장 체제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차등 요금제는 2025년 상반기까지 설계를 마치고 2026년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차등 요금제가 시행되면 전력계통 상황에 비해 발전시설이 많은 지역은 SMP가 내려갈 전망이다. 지역별로 송전・판매 원가 분석을 거쳐 소매 전기요금까지 차등화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부산·울산의 경우 전국 최대 원전 단지인 고리, 새울, 신한울 원전단지가 있어 SMP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차등요금제를 담은 ‘분산에너지특별법’ 처리를 주도한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수영) 의원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공장을 부산에 유치하자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28일 SNS를 통해 “삼성전자가 작년 한 해 동안 지불한 전기요금만 4조 8000억 원이나 되고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7조 6000억 원 이상의 전기료를 내게 된다”면서 “부산에 공장을 만들게 되면 커다란 이득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지금 예상대로 원전지역 전기요금이 7% 정도 싸질 경우, 삼성전자가 부산에 공장을 지으면 2025년에만 약 5000억 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된다”면서 “고리 원전에서 바로 차세대 반도체 공장으로 전기를 공급하면 송전비용도 적게 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의원은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판교 이하로 내려올 것인가가 관건인데 이건 부산시의 몫”이라며 “부산에 국제학교 유치, 문화시설 보강, 관광자원 활성화 등으로 서울만큼 살기 좋은 여건이라는 것을 삼성 직원들이 납득해야 경영진이 결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도 차등 요금제가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미 부산 강서의 데이터센터 입주 기업 등이 차등요금제를 예상하고 입지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IT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요금이 낮아질 것인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라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정 등을 통해 부산에 대한 혜택이 결정되면 기업 유치에 더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지정해 지역 특성에 적합한 전력시스템을 운영하고 각종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도 2027년까지 에코델타시티를 포함해 3곳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