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대, 부울경 성장 위한 ‘인재 저수지’ 되어야”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

총장 임기 마치고 교수 복귀
지방대 육성법·국립대 회계법
국회 통과에 핵심적 역할
“부산대 상승세, 지역발전 기여”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은 지난 10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귀했다.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은 지난 10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복귀했다.

29일 임기가 끝나는 제21대 국회에서는 비수도권 대학 발전에 꼭 필요한 법안 2개가 본회의를 통과했다. 비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 채용 비율(35%)을 규정한 ‘지방대 육성법’과 국립대 시설·토지·물품 매각대금을 대학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국립대 회계법’이다. 다만 전국 39개 국립대 학생 1인당 국고 지원금을 서울대 학생 수준으로 맞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립대학법’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10일 이임식을 끝으로 총장 임기 4년을 마친 차정인(62) 전 부산대 총장(21대)은 지방대 육성법과 국립대 회계법 통과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부·울·경·제주 지역대학 총장협의회 의장(2021년 5월~2022년 5월)과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회장(2023년 1~12월)을 맡아 국회와 중앙정부를 수십 차례 오가며 법안 통과 필요성을 설득했다.

차 전 총장은 “부산대의 발전을 생각하며 부산대와 사랑에 빠졌던 지난 4년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이었다”며 4년 임기를 반추했다. 차 총장은 “교직원들이 임기 내내 마음을 많이 모아 줘 큰 실수 없이 마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환하게 웃었다.

차 전 총장은 2020년 5월 취임 당시 ‘시대를 열어 가는 담대한 지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슬로건에는 대학이 추구해야 할 민주주의, 인권, 평화 등 보편적이고 본질적 가치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담겼다.

대학의 본질에 집중하자 성과가 나타났다. 해외 대학 평가 전문기관의 대학 평가에서 부산대의 순위는 급상승했다. 영국 대학 평가기관 ‘THE’의 세계 대학 평가에서 부산대는 2022년 1000~1200위, 2023년 501~60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300위권으로 진입한다. 영국 QS 순위 역시 올해 400위권으로 상승한다. 두 기관이 평가한 아시아 지역 대학 순위도 올해 100위 안에 진입했다. 부산대는 서울대, POSTECH, KAIST,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국내 대학 중 6번째로 환태평양대학협회(APRU)에 2021년 가입했다. 차 전 총장은 “부산대가 국익이라는 굴레에 갇히지 않고 대학의 본질적 역할에 더욱 충실하면 더 세계로 잘 뻗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 전 총장은 지난 10일 이임식에서 정부에 지역 대학·지역인재 육성과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합계 출생률 0.7명’이라는 희대의 난제 해결을 위해 국가균형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부의 대학 정책에서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 불가 △수도권 대학·비수도권 대학 정원 동률 축소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전 총장은 “부산대는 부울경 초광역경제권이 국가 제2 성장축이 되는 데 연구와 교육으로 뒷받침할 ‘지역인재 저수지’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 총장은 “아시아 대학 순위 100위 안에 포함된 부산대는 또 하나의 ‘서울대’가 될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희대 김종영(사회학과) 교수가 언급한 부산대 등 9개 지역 거점 국립대에 서울대 수준의 예산을 투자해 연구중심 대학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판단했다. 차 전 총장은 “국립대학법 통과와 국책연구소 거점 국립대 설치 등 국립대를 살리기 위한 방안은 많다”며 “결국 국립대의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추진 의지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차 전 총장은 부산대의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주요 사립대보다 학생 1명에게 투입되는 교육비는 부산대가 더 많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치솟고 있는 세계 대학 순위 역시 중요한 근거다. 차 전 총장은 “부산대는 분명 대학의 본질인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상승 추세에 있다”며 “부울경 학부모들이 부산대의 미래 모습을 떠올리면서 자녀를 부산대로 보낸다면 기업 유치, 지역 발전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사진=정대현 기자 jhyun@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