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소 빠진 찐빵 꼴’ 된 어린이대공원 통합관리센터
지상 1층·지하 1층 8월 준공
치안·헬스센터·북카페 제외
관리사무소·관광안내소만 입주
부산시설공단이 부산 어린이대공원 입구 통합관리센터를 지으면서 기존 계획을 바꿔 주민·방문객 시설을 제외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계획에는 경찰 치안센터·헬스케어센터·북카페 시설이 포함됐으나 결국 관리사무소와 관광안내소만 입주시키기로 했다. 특히 통합관리센터는 30년 넘은 무료 급식소를 없애고 만드는 시설(부산일보 지난해 8월 30일 자 2면 보도)이어서 더욱 논란이 인다.
부산시설공단은 부산진구 초읍동 43에 부산어린이대공원 통합관리센터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는 통합관리센터는 지상 1층~지하 1층에 연면적 499.69㎡ 규모다. 올해 8월 준공 예정이며 사업비는 21억 7400만 원이다.
통합관리센터 지상 1층에는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와 관광안내소, 지하 1층에는 공중화장실이 들어선다. 부산시설공단 어린이대공원사업소 측은 “노후한 기존 공중화장실을 대체하고, 관리사무소와 관광안내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관리센터에는 공원을 찾는 시민을 위해 구상한 다른 시설들은 들어서지 않는다. 공단 측은 공사 전 경찰 치안센터, 헬스케어센터, 북카페 등을 계획했으나 실제 공사에서는 이를 모두 뺐다. 주변 시설과 기능이 중복된다는 이유다. 부산시설공단 어린이대공원사업소 관계자는 “헬스케어센터는 보건소와 기능이 중복되고, 올해부터 부산시에서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 관계자는 “북카페는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등 기존 시설에 어린이 도서관이 있어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성지지구대 어린이대공원 치안센터는 경찰청 인력 재배치 지침 등에 따라 없어지면서 입주가 취소됐다.
이에 따라 통합관리센터에는 기존 관리사무소와 관광안내소가 자리만 옮겨 들어선다. 더욱이 관리사무소와 관광안내소는 공원 입구에서 160m 떨어진 곳이라 크게 멀지 않고, 2015년 준공된 건물에 입주해 시설이 10년을 채 넘기지도 않은 상태다. 1989년부터 30년 넘게 운영한 무료 급식소가 있던 자리에 들어선 통합관리센터에 사실상 새로운 시설이 추가되진 않은 셈이다. 무료 급식소는 대체 부지를 찾지 못해 운영을 중단했다.
부산시와 부산시설공단은 기존 관리사무소 건물을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 계획을 세우거나 예산을 확보하진 않은 상태다. 부산시 공원여가정책과 관계자는 “기존 관리사무소 2층 건물은 어린이와 노인을 위한 복합 휴게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무더위 쉼터와 실내 놀이터 등을 고려 중인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내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