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필로폰·엑스터시 많이 나와

부울경을 비롯해 전국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4년 연속으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 한국이 마약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정부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마약지도’를 만들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별 하수처리장으로 모인 하수를 분석한 결과 4년 연속으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29일 밝혔다.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1000명당 1일 평균 사용추정량이 2020년(24.16mg)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14.40mg)이긴 했지만, 4년 연속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코카인은 주로 서울에서 검출됐지만, 지난해 세종에서 처음 검출됐다. 전국 평균 사용추정량 역시 2020년 0.37mg에서 지난해 1.43mg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코카인 평균 사용추정량은 유럽(2023년 353.90mg)이나 미국(2022년 1800mg), 호주(2022년 610mg)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수도권과 부산을 포함한 대도시 일부에서만 검출되던 것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를 보였다.

분석 결과, 필로폰은 경기 시화와 인천, 암페타민은 청주와 광주, MDMA(엑스터시)는 경기 시화와 목포, 코카인은 서울(난지)과 세종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부울경을 살펴보면, 경남에서 1000명당 필로폰 1일 사용추정량이 26.83mg으로 부울경에서 가장 높았다. 부산의 1000명당 마약 1일 사용추정량은 필로폰이 24.75mg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암페타민(1.34mg), 엑스터시(2.06mg), 코카인(0.28mg) 순이었다. 울산과 경남에서 코카인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2020년부터 매년 ‘하수 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에 대해 조사했고, 이번 발표는 2023년 연구 결과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