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에어부산 분리매각 어렵다”며 무리한 주장 펴 논란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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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 지난 29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면담…비용 증가 등을 분리매각 불가 이유로 밝혀
항공업계 “에어부산, 분리매각하면 오히려 리스비용 줄어들 것…합병 심사에도 도움 될 가능성”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강 회장이 지난해 부산상공회의소 상의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모습. 부산일보DB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강 회장이 지난해 부산상공회의소 상의홀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모습. 부산일보DB

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강 회장은 분리 매각할 경우 에어부산의 운영 비용이 증가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도 어려워진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항공업계에선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지난 29일 강 회장을 만나 에어부산 분리 매각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조 의원은 “가덕신공항이 2029년 조기 개항을 하더라도 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 없이 개항하게 될 우려가 크다”면서 “앞으로도 에어부산이 부산의 대표 항공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은행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조 의원 측에 따르면 강 회장은 분리매각 요청에 대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불가능한 이유로 비용 증가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절차에 미치는 영향을 들었다. 아시아나항공에 항공기 대여 등 상당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될 경우 자체 비용 증가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게 강 회장의 주장이다. 강 회장은 또 에어부산을 포함한 통합 LCC 설립을 전제로 미국 등 주요 국가로부터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분리매각을 할 경우 승인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강 회장의 주장에 대해 항공업계에선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에어부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의 경우 에어부산 21대 항공기 가운데 9대를 이미 자체적으로 외부 업체와 계약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재리스 방식으로 운영하는 항공기는 아시아나 측이 사실상 ‘통행료’를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합병 승인 절차 때문에 에어부산 매각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에어부산보다 규모가 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배임 논란에도 불구하고 매각하는 게 산업은행”이라며 “에어부산은 유럽, 미주 노선이 없어 미국과 EU 경쟁당국의 합병심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에어부산 분리 매각은 대한항공의 합병 심사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 회장은 조 의원과의 면담에서 “합병 절차가 진행되고 나면 부산지역에 거점 항공사를 둘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 의원은 “에어부산 분리매각 이외에 대한항공의 ‘통합 LCC(저비용항공사)’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지적했다”면서 “산은 측은 통합 LCC 본사 문제에 대해선 대한항공에 대해 큰 영향력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산은에 대책 마련을 강력하게 주문했다”면서 “향후 대한항공 측도 만나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 통합 LCC 본사 부산 유치 등을 적극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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