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명력 넘치는 바다와 부산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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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5월은 바다와 인연이 깊은 달이다. 2013년 대한민국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지정했다. 바다 생태계의 중요성과 점차 황폐해지는 해역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또한 바다 관련 사업의 중요성과 국민의 해양 사상을 고취해 관련 종사자들 노고를 위로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바다의날’도 5월 31일이다.

생명의 보고라 불리는 바다의 중요성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지만 이와 정반대로 해양 오염은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해 부산해양경찰서 관내에서는 모두 254건의 해양오염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잘못한 경우와 자연적으로 오염물질이 없어진 사례를 제외하고 해경은 총 46건의 오염 사고를 처리했다.

특히 대다수가 해양 오염 사실을 숨기고 있어 문제가 크다. 앞선 46건의 해양 오염 사고 중에서 당사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한 건은 11건(24%)에 불과했다.

법이 미비한 것은 아니다.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르면, 선저 폐수 유출은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행위자는 법이 명시한 내용과 달리 오염 행위를 인지하고도 이를 감추기에 급급하다. 지난달에는 관광 명소인 자갈치시장 앞바다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해양 오염 신고가 접수됐다. 누군가 몰래 선저 폐수(기름 찌꺼기)를 해양에 배출한 것이다. 해경은 끈질기게 오염을 유발한 선박을 추적했고 사건 발생 4일 만에 해당 어선을 적발했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해양 쓰레기이다. 해양수산통계시스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해양쓰레기 수거량은 약 13만t이었다. 매년 해양에 버려지는 쓰레기만 14만t으로 추정된다. 해양 쓰레기의 70% 이상은 플라스틱이며 대부분 어선에서 유실된 폐어망과 폐로프, 조업 중 발생하는 쓰레기와 일반 시민이 버린 생활 쓰레기 등이다.

해양 쓰레기는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선박 사고도 유발한다. 어망 등 부유물이 선박 프로펠러에 감기면서 충돌, 침몰, 해양 오염 등 복합해양사고 발생률을 높인다. 결국 해양 쓰레기가 선박과 인명 안전을 위협하는 셈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달부터 100t 이상의 모든 선박에 폐기물 기록부 비치 의무화를 시행했다. 폐기물을 추적할 수 있는 장부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어선에서 배출하는 해양 플라스틱(어망, 어구)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해경은 매년 해양 환경보전을 위한 시민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해상 정화 활동과 환경 캠페인에 관심을 쏟고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매년 바다의날과 9월 셋째 주 토요일 ‘국제연안정화의날’에 유관 기관과 협업해 대규모 해양 쓰레기 수거와 블루카본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하며 대국민 인식 개선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부산은 전국 20개 해양경찰관서 중 해양 오염 사고 발생이 가장 많은 곳으로 기록되고 있어서, 전략적인 예방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

현장의 노력뿐만 아니라 교육과 정책적 실현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10월 부산시는 환경부가 법정 지정한 환경교육도시로 선정됐다. 부산의 대표적 환경문제인 해양 오염 실태와 심각성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교육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해양생태계 중 탄소흡수원이 되는 잘피, 염생식물 등과 같은 블루카본 보호를 위한 대국민 해양 오염 예방 교육은 대한민국 탄소중립 정책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지역 중심의 탄소중립 실천에 포함이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해양수산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은 부산 시민에게는 바다가 생명이고, 생활의 터전이며 미래다. 후손들에게 소중한 바다,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 해양수산과 선박 관계자들에게 지속적인 환경 교육 제공을 통해 환경 의식을 높이고 부산 시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해양 생태계 보호 실천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기 위한 해경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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