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학금 받은 부산공고 후배들, 미래 위해 투자하길” 강의구 부산영사단장
모교 100주년 조직위장 맡아
“이번 기회로 재학생 기 되살려
학부모까지 자긍심 준 큰 선물”
4개국 명예영사 역임 이색 경력
“이번 100주년 행사가 큰 주목을 받으며 20억 원에 달하는 장학금이 모였습니다. 대한민국 공업화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한 부산공업고등학교와 든든한 동문에 후배들이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강의구 부산영사단 단장. 그는 부산공고 39회 졸업생이다. 부산공고 개교 100주년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제11대 부산공고 총동창회장(2008~2010년)을 맡기도 했다.
강의구 단장은 지난 3일 열린 부산공고 개교 100주년 기념 행사와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동문 후원회 밤’ 축하연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은 졸업생들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재학생 후배들 전원에게 10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해 전국 언론의 화젯거리가 됐다.
“대한민국의 명문 중의 명문 부산공고를 졸업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지금까지 덕분에 잘 살아오고 있습니다. 은퇴해 2선에서 조용히 있고 싶었는데 허동윤 총동창회장의 간곡한 부름에 부담을 가지고 100주년 조직위원장직을 수락했습니다.”
강 단장은 사회 각 분야에 진출해서 이 나라를 위해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배들이 십시일반으로 장학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924년 개교한 이 학교에선 지금껏 4만 명이 졸업해 사회 각계에서 활동해 오고 있다”며 “개교 100주년을 맞아 선배들은 뜻깊은 행사를 고민하다 장학금을 모금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재학생 전원에 장학금 전달 결정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인문고에 밀려 후배들이 기가 죽어 있는 데 이번 계기로 기 살리기에 최고가 됐습니다. 재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까지 자긍심을 안겨 준 통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의 자랑은 계속 이어졌다. “후배들이 기죽지 말고 당당히 학교에 다녔으면 한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2000여 명이 흔쾌히 동참했고 20억 원가량 모았습니다. 장학금을 받은 후배들이 미래를 위해 투자했으면 좋겠습니다.”
강 단장은 또 “후배 전원에 장학금을 전달하자 개교 기념식이 열린 강당이 떠나갈 듯 큰 함성이 울렸다. 언론 보도로 전국의 지인들이 응원과 격려를 보내 일약 스타가 된 듯한 기쁨을 누리고 있다”고 크게 웃었다.
그는 “부산공고는 한국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의 발전을 견인하는 인재 양성에 앞장서면서 명실공히 지역의 대표적인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단장은 세계적으로 유일한 기록을 갖고 있다. 현 포르투갈 명예영사인 그는 이전에 파나마와 온두라스, 캄보디아 명예영사를 지냈다. 한 사람이 4개 국가의 명예영사를 지낸 것은 전 세계 외교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포르트갈 사무실을 찾아 첫 인사를 나눌 때 그는 명함을 2개 꺼냈다. 포르투갈 명예영사, 캄보디아 국제선박등록청장이라는 이색적인 이력이다. 그의 사무실 입구에는 캄보디아 영사관, 캄보디아 국제선박등록청, 포르투갈 영사관, 파나마 명예영사관, 벨리즈 국제선박등록청 등 7개 간판이 걸려 있다. 강 단장은 또 30년 전통의 ‘부산영사단’을 이끌고 있다. 부산영사단은 1991년 초대 부산시 국제관계대사인 권병현(전 주중대사) 대사 부임 후, 당시 부산을 관할지역으로 하는 2개국(미국, 일본) 본무영사와 8개국 명예영사로 발족했다. 현재는 부산영사단 구성은 본무영사관 6곳과 명예영사 40국의 41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공고는 1924년 5월 5일 부산공립공업보습학교로 개교했다. 1933년 부산공립직업학교, 1951년 부산공고로 개편됐다. 특성화고등학교로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개교 100년을 맞이하는 학교로 졸업 동문만 4만 명이 넘는 대표적인 직업교육의 산실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개교 100주년을 맞아 장학기금 100억 원 조성 프로젝트를 2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모금해 매년 신입생 전원에게 지급할 것 예정입니다. 우리 후배들도 국가관과 사회 공헌 개념을 갖기를 바랍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