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보란 듯… 스웨덴, 우크라에 1조 7000억 원 군사 원조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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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경보통제기에 장갑차까지
역대 스웨덴 원조 중 최대 규모
“서방 무기로 러 본토 타격해야”
나토 중심으로 목소리 높아져

스웨덴의 전투기 JAS 39 그리펜이 지난 4월 북해 군사훈련 과정에서 이륙하고 있다. 스웨덴은 29일 우크라이나에 1조 700억 원 상당의 군사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스웨덴의 전투기 JAS 39 그리펜이 지난 4월 북해 군사훈련 과정에서 이륙하고 있다. 스웨덴은 29일 우크라이나에 1조 700억 원 상당의 군사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를 중심으로 힘을 얻는 가운데 스웨덴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추가 군사원조 패키지를 발표했다.

팔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스웨덴은 11억 6000만 유로(1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군사원조를 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스웨덴이 제공한 지원 중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번 군사원조에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ASC 890) 기증이 포함됐다. 욘손 장관은 “ASC 890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공중 및 해상 표적에 맞선 새 역량이 부여되고 장거리 표적 식별 역량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특히 올해 첫 물량이 인도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방의 F-16 전투기와 함께 작전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 창설되는 우크라이나군 여단을 지원하기 위해 스웨덴이 보유한 병력수송장갑차 전량도 지원키로 했다. 첨단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암람’, 155㎜ 포탄을 비롯해 우크라이나군 지휘·통제 역량을 도울 위성통신 단말기도 전달된다.

여기에다 군사강국인 스웨덴 국방연구소에서는 신형 무기개발을 위한 우크라이나 국방연구소 설립 지원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스웨덴은 2022년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누적 38억 유로(5조 6000억 원) 규모의 군사지원을 해 왔다. 스웨덴은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하는 것을 허용하는 입장이다.

스웨덴의 파격적인 지원에 이어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한 직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서방과 러시아의 정면대결로 확전할 것을 우려해 서방제 무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전면 제한해야만 했지만, 러시아가 본토에서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때리는 현 상황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군이) 미사일이 발사되는 (러시아) 군사기지를 무력화하는 걸 허용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무관한 다른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을 서방제 무기로 타격하는 건 여전히 허용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27일에는 불가리아에서 열린 나토 의회연맹 춘계총회에선 러시아에 대한 서방 무기 발사 제한을 해제할 것을 회원국들에 촉구하는 선언문이 채택됐다. 영국과 스웨덴, 네덜란드 등이 이 같은 주장을 주도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4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 사용에 대한 일부 제한을 해제해야 할지 숙고할 때”라고 말했고, 에드가르스 링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도 27일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하지 못하게 하는 협력국들은 “가능한 한 빨리 그런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요구들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무기 원조국인 미국을 주로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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