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 달아오르는 부산 ‘크루즈 관광’… 지역 경제의 새 활력 기대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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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전 관광 수요 80% 회복
글로벌 마케팅으로 첫 4척 동시 기항
지난 23~26일 잇츠더십 코리아 흥행
친수공원·마리나 등 북항 콘텐츠 확충
머무는 시간 대비 지역 내 소비효과 커
“효율적 운영·마케팅으로 산업 고도화”

지난해 11월 개방한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부산항만공사 제공 지난해 11월 개방한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부산항만공사 제공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면서 천혜의 바다 경관을 보유한 부산의 ‘해양 관광’도 서서히 달아오른다. 특히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입항이 잇따르면서 쇼핑, 관광, 숙박, 선용품 업계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터미널 인근에 국내 첫 항만재개발로 조성된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마리나 시설까지 개방되면서 크루즈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파른 회복세 부산 크루즈 산업

코로나19로 침체했던 크루즈 관광 산업은 최근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부산항에는 지난해 106회에 걸쳐 15만 922명이 크루즈선을 타고 입항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크루즈 관광객은 18만 9387명으로, 예년의 80% 수준을 회복한 셈이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은 2019년 7만 9392명에서 지난해 7만 1109명으로 90% 수준을 회복했다. 국내외 여행에 목말라 있던 ‘잠재 수요’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상황이다.

올해는 총 118회에 걸쳐 17만여 명의 관광객이 크루즈선을 타고 부산에 들어온다.

특히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가 연이어 운항돼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국내외 4개 여행사(팬스타엔터프라이즈, 롯데관광, 롯데제이티비, 잇츠더십)가 이탈리아 국적 코스타 세레나호(11만 4000톤, 여객 정원 3780명, 승무원 정원 1100명)를 통째로 빌리는 전세선 형태로 오는 9월 21일까지 부산 모항 크루즈를 총 9항차 운항할 예정이다. 올해 부산 모항 크루즈 상품은 3박 4일부터 5박 6일까지 다양한 코스로 구성됐다.

부산 모항 크루즈는 외국에서 출발한 크루즈선이 항해 도중 잠시 부산을 거쳐 가는 단순 기항과는 다르다. 관광객들이 배를 타기 위해 부산에 미리 와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지난달 2~3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부산항에 크루즈선 4척이 동시 기항했다. 해당 선박은 9만 톤급의 세레나데 오브 더 시즈호(로열 캐리비안 소속)를 비롯해 △3.2만 톤급 시본 서전호(시본 크루즈 라인 소속) △4만 톤급 실버 문호(실버씨 소속) △1만 톤급 르솔레알호(포난트 소속)다. 세레나데 오브 더 시즈호는 정원만 2700명에 달한다. BPA는 지난해 유럽 크루즈 선사들을 대상으로 부산항 마케팅을 적극 전개해 해당 선박을 동시 유치했다. 현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과 영도 크루즈터미널에 총 5개의 크루즈 선석을 운영하며 크루즈 산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차례로 접안해 있는 크루즈선들.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3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차례로 접안해 있는 크루즈선들. 정종회 기자 jjh@

■테마 크루즈도 인기…‘대중 관광화’ 시동

최근 각종 테마를 주제로 한 크루즈도 인기를 얻고 있다. BPA는 부산시, 부산관광공사와 아시아 최대 크루즈 EDM 축제인 ‘잇츠더십 코리아’를 유치했다. 국내에서 진행되는 첫 크루즈 뮤직페스티벌이다.

잇츠더십 코리아는 부산과 나가사키를 오가며 배 위에서 즐기는 해상 축제다.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에서 지난 23~26일 진행돼 큰 호응을 끌었다. 일반 크루즈와 달리 세계적인 일렉트로닉뮤직 아티스트들이 하우스, 트랜스 등 최신 음악을 디제잉하고, 다양한 선상 게임이 진행됐다. 코스타 세레나호는 캐빈 1500실, 수영장 4개, 레스토랑, 바 등을 갖추고 있다.

앞서 2020년 세 기관은 잇츠더십 코리아를 부산에 유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크루즈 입항이 취소되면서 4년 만에 운항을 재개하게 됐다. 테마 크루즈의 경우 젊은 세대의 크루즈 장벽을 없애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기항지에서 관광을 즐기는 것이 아닌 배 위에서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진행된 잇츠더십 행사. 부산항만공사 제공 2018년 진행된 잇츠더십 행사. 부산항만공사 제공

■마리나, 친수공원… 북항 콘텐츠도 확충

부산 크루즈 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터미널 일대 관광 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터미널 인근은 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부지로, 계획된 시설들이 서서히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규모 친수공원이 개방한 데 이어 마리나 시설도 지난해 12월 부분 개장했다. BPA는 올해부터 약 1만 6000㎡에 달하는 잔여 친수공원 구역도 개발한다. 올해 말쯤 공원 조성이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북항 마리나 시설도 현재 비수도권 최대 수심 다이빙풀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상업시설도 ‘사업자 찾기’에 나선 상태다. 상업시설은 식음료(F&B) 서비스, 상가, 숙박 시설 등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밖에 오페라하우스 등 랜드마크급 시설도 잇따라 주변에 조성될 예정이어서, 크루즈 산업에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항 재개발지 일대에서는 ‘스탠드업 패들보드’(SUP) 레이스, 드론쇼 등 다채로운 축제도 열리고 있다. SUP는 보드 위에 서서 노를 저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해양스포츠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부산의 경우 크루즈 이용객을 위한 교통 여건도 우수하다. 부산 모항 크루즈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은 BPA가 조성한 스카이워크를 이용해 10분 이내에 부산역과 터미널을 오갈 수 있다.

크루즈 산업 활성화는 원도심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BC카드가 지난해 3~7월까지 부산에 정박한 크루즈선 입항 기간 부산 시내 외국인 카드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부산진·중·수영구 등에서 일평균 매출액이 최대 30%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항한 관광객은 부산에 5시간가량 짧게 머물지만, 소비 효과는 상당히 큰 셈이다.

BPA 강준석 사장은 “앞으로 더 많은 크루즈가 부산항을 모항으로 운항해 연관 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인프라 관리·운영과 글로벌 선사 마케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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