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새 사령탑 김경문 전 대표팀 감독…3년 20억 원
베테랑 감독 앞세워 반등 모색
"기억하고 불러준 구단에 감사
좋은 팀 만들어 우승으로 보답"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새 사령탑으로 김경문(65) 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한화는 김 전 감독과 3년 총 20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15억 원)에 계약했다고 3일 밝혔다.
최원호 전 감독이 지난달 23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밝히고 구단이 지난달 26일 이를 받아들인 지 딱 일주일 만이다.
신임 김경문 감독은 구단을 통해 "한화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며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또 "제가 부름을 받을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지 못했다. 저를 다시 기억해주고 믿어준 한화 구단에 감사드리며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한화의 올 시즌 목표에 공감한 뒤 나아가 '우승'까지 언급했다.
한화는 1999년 딱 한 번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포스트시즌 진출은 지난 15년 동안 2018년 단 한 번뿐이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생각했기 때문에 저를 불러주셨다고 생각한다"면서 "성적과 관계없이 변함없이 응원해 주는 한화 팬들은 최고의 팬이다. 좋은 팀을 만들어 꼭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구단은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면서 "어수선한 선수단을 수습하고 구단이 목표한 바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보유하신 분"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가졌으며 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곧바로 지휘봉을 잡는다.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썼다.
다만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했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4위로 대회를 마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KBO리그 사령탑으로서도 14시즌 동안 896승 30무 774패 거뒀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두산 베어스에서 960경기, NC 다이노스에서 740경기를 지휘했다.
2004년 두산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2006년을 제외하고 2010년까지 전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가운데 2005년, 2007년, 2008년에는 준우승을 달성했다.
2011년부터는 프로야구 제9구단 NC의 초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김 감독의 지휘 아래 NC는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 정규시즌 7위로 선전했고 2014·2015년 3위, 2016년 2위, 2017년 4위 등 상위권을 유지했다.
14시즌간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루지 못하고 준우승만 4차례를 거둔 것이 김 감독이 지도자 생활에서 못내 아쉬워하는 점이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현역 시절엔 두산의 전신 OB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아마추어 때 당한 부상 여파로 정상급 선수가 되진 못했다.
한화는 베테랑 김 감독을 앞세워 2024시즌 반등을 노린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에서 뛰던 류현진을 12년 만에 데려왔고 최근 수년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채은성, 이태양, 안치홍 등을 영입했지만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